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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무형유산 제주해녀 성산일출봉 앞바다서 이색 성화봉송

인류무형유산 제주해녀 성산일출봉 앞바다서 이색 성화봉송
3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간직한 제주해녀들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를 바다에서 이색봉송했다.

해녀 성화봉송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인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진행돼 관광객과 도민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애심(64) 제주도해녀협회장이 안전램프에서 점화한 '평창의 불꽃'을 들고서 이날 낮 12시 10분께 햇살에 반짝이는 광치기해변 앞 바닷속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다른 15명의 해녀도 손에 오륜기나 평창올림픽 엠블럼이 새겨진 깃발을 들고 강 회장의 뒤를 따라 물에 들어갔다.

해녀들은 전통 물질 도구인 '테왁'에 의지해 수면 위를 미끄러지듯 자맥질해 갔으나 성화는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올랐다.

해변 10m 앞 물 위에서 미리 기다리던 고송환(72·성산어촌계) 해녀가 강 회장이 전해 온 불꽃을 특수 제작된 수중용 성화봉에 옮기자 주변에서 지켜보던 관광객과 도민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 고송환 해녀는 성화봉에서 더욱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들고 물속으로 잠수, 3.5m 아래 해저 면까지 순식간에 들어갔다.

바닷속 해저면에 있던 수중 로봇인 '크랩스터'는 고송환 해녀가 해저 면에 도착한 순간 올림픽 엠블럼 깃발을 활착 펴 첨단 기술과 해녀가 한데 어우러진 이색 퍼포먼스를 펼쳐졌다.

이후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온 고송환 해녀에게서 평창의 불꽃을 건네받은 고려진(34·성산어촌계) 해녀가 뭍으로 헤엄쳐 나와 성화를 안전램프에 다시 옮기면서 해녀봉송 퍼포먼스는 마무리됐다.

강애심 해녀회장은 "해녀는 물속 차가운 기운을 견디고서야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며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도 추위 속에서도 정정당당하게 경쟁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송환 해녀는 "해녀인 내가 할 수 있는 물질로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평창올림픽 개최를 축하하는 행사에 참여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내가 든 불꽃이 전 세계를 환하게 비췄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도는 첨단 기술이 동원되는 평창올림픽을 홍보하고 전통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해녀 문화를 알리기 위해 이번 퍼포먼스를 마련했다.

김남윤 제주도 체육진흥과 과장은 "제주해녀 문화와 첨단 기술이 동원되는 올림픽의 만남, 그리고 나이 드신 해녀와 30대 젊은 해녀의 만남을 통해 평창의 불꽃에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담겨 더욱 소중하게 전달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날 '평창의 불꽃'은 오전 9시 28분쯤 러시아 국적 톨스타야 애나 씨가 중문관광단지 신라호텔에서 봉송의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제주에 이틀째 올림픽 열기를 전했다.

성화는 서귀포시 혁신도시∼천지연폭포∼비석거리(동홍동) 11.7㎞ 구간을 오후 2시까지 54명의 주자가 뛰어 봉송했다.

이후 차량으로 오후 4시 9분쯤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고장 성산읍으로 평창의 불꽃을 봉송한다.

성화가 성산읍에 도착하게 되면 25명(해녀 3명 제외)의 주자가 제주 마지막 지점인 성산일출봉 정상과 부근 지역축하 행사장까지 5㎞가량을 봉송한다.

오후 5시부터는 행사장에서 제주의 해녀 문화를 주제로 한 공연과 제주 전통민요 '이어도사나' 공연 등으로 꾸며진 축하행사가 펼쳐진다.

제주에서 이틀간의 봉송과 축하행사를 거치며 올림픽 성공개최의 염원을 담은 '평창의 불꽃'은 이날 오후 9시 30분쯤 제주공항에서 안전램프에 담겨 전세기편으로 다음 봉송지인 부산으로 향한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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