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여심을 사로잡던 스타 김수현이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군인이 됐다. 지난 달 23일 나라의 부름에 따라 경기도 파주 전진신병교육대대로 입소했다.
김수현의 입대는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빅뉴스였다. 2012년 드라마 '해름 품은 달', 2014년 '별에서 온 그대'로 국내외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올라 아시아를 호령해온 한류 스타기 때문이다. 한창 활동에 박차를 가할 시기기에 2년 공백은 큰 아쉬움이다. 팬에게도, 방송가에도, 영화계에도.
영화계에서 20대 배우는 10대와 40대를 잇는 허리다. 특히 김수현은 영화 전체를 이끌고, 나아가 흥행까지 책임질 수 있는 자리에 올라선 독보적인 배우였다.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는 김수현의 활약에 힘입어 전국 800만 흥행을 이뤄냈고,'리얼'(2017)은 김수현의 이름 만으로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영화 제작사 알리바바 픽처스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 한마디로 걸어다니는 흥행 보증 수표였다.
최근 몇년간 김수현은 충무로 캐스팅 1순위 배우로 꼽혀왔다. 비록 전작 '리얼'이 흥행에 실패하긴 했지만, 유일한 실패였다. 이 영화의 실패가 김수현의 위상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다.
현재 20대 남자배우 중 주연급으로 급성장한 배우로는 도경수가 있다. 도경수는 신하균과 함께 한 '7호실'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으며, '과속스캔들', '써니'를 만든 강형철 감독의 신작 '스윙키즈'에 주연으로 발탁돼 촬영 중이다.
군대 공백이 배우의 인기와 지명도에 큰 타격을 주는 시대는 갔다. 오히려 제대 이후 인기를 공고히 하거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경우가 더 많다.
'젊은 연기파' 이제훈은 제대 후 내놓은 영화 '박열'과 '아이 캔 스피크'가 연속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연기력 뿐만 아니라 티켓 파워도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데뷔 전 일찌감치 군대를 다녀와 이제 막 서른 줄에 들어선 젊은 배우 중에는 류준열, 박서준도 최근 눈부시게 성장 중이다.
영화계에서는 남자배우의 20대는 패기가 아름답고, 30대는 열정이 솟구치며, 40대는 관록이 아름다운 시기라고 말한다.
김수현과 강하늘의 빈 자리는 누군가가 채울 것이다. 종전의 배우가 도약할 수도 있고, 새로운 배우가 발견될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존재감은 대체돼 사라지는 게 아니다. 군대에서 본분을 다하고 사회에 돌아왔을때 더 크고 넓게 채워야 할 자리가 마련돼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타이머를 맞춰놓고 두 사람을 기다리는 곰신(군대 간 남자 친구나 애인을 기다리는 여자들을 일컫는 신조어)팬들이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도 많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