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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명의로 아파트 등기 '싹쓸이'…114억 챙긴 일당 집유

빌린 명의로 아파트 등기 '싹쓸이'…114억 챙긴 일당 집유
변호사와 법무사에게 돈을 주고 명의를 빌려 수도권 5개 지역의 아파트 소유권 등기 이전 업무 3만여 건을 싹쓸이해 114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챙긴 일당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3단독 최석진 판사는 변호사·법무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 모(41) 씨 등 주범 3명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씨 등과 함께 일한 직원 김 모(40) 씨등 6명에 대해서는 징역 1년6월∼징역2년,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임 씨로부터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준(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오모 (61) 변호사와 고 모(58·법무사법 위반) 법무사에게는 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오 변호사에게 추징금 7천400만 원, 고 법무사에게 추징금 9천400만 원을 각각 명령했다.

법원에 따르면 임 씨는 2010년쯤 변호사와 법무사 사무실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 소유권이전 등기와 근저당권설정 등기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임씨는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친형과 처남, 친구 등을 통해 오 변호사와 고 법무사를 섭외한 뒤 매달 200만∼250만 원을 주고 명의를 빌렸다.

이들은 경기도 고양시에 본사를 두고 서울 양천구와 마포구, 파주, 인천 등 4곳에는 지사까지 각각 뒀다.

임 씨 일당은 본사와 지사를 둔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을 일일이 찾아 "다른 변호사와 법무사 사무실보다 알선료를 더 준다"며 일감을 끌어왔다.

일대 부동산 등에서 소유권이전 등기 업무들이 이들에게 몰리기 시작했다.

이들의 범행이 3년여 동안 이어졌고, 첩보를 입수한 검찰은 지난해 말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 조사 결과 임 씨 일당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불법으로 빌린 명의들을 이용해 3만2천여 건의 소유권이전 등기 업무를 처리해 114억 9천여만 원 상당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임 씨는 공범들에게 최고 500만 원의 월급만 줬고, 수익금은 자신이 모두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임 씨 일당은 주로 아파트 소유권 이전 등기신청 업무들을 처리하면서 1건당 평균 30만 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등기 신청인들은 대부분 소유권 이전 과정에서 임씨 등이 비용을 몰래 더 챙긴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극히 일부만이 이를 눈치챘지만, 돈을 돌려받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의 범행은 다수의 의뢰인을 상대로 반복적, 조직적으로 범한 것으로 규모와 기간이 상당하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동종범행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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