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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카메라 수천 대 해킹…침실·탈의실 등 사생활 다 털렸다

IP카메라 수천 대 해킹…침실·탈의실 등 사생활 다 털렸다
▲ 가정집 IP카메라 해킹 장면 캡처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가정집 등에 설치된 IP카메라 수 천대를 해킹해 타인의 사생활을 엿본 혐의로 36살 이모씨 등 29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가정집, 학원, 독서실 등지에 설치된 IP카메라 1천600여대를 해킹한 다음 12만7천여차례 무단 접속해 타인의 사생활을 훔쳐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씨는 IP카메라 해킹을 통해 실시간 영상을 직접 녹화하거나, 이미 저장돼 있던 파일을 내려받는 등 동영상 파일 888개를 보관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동영상 파일에는 속옷 차림의 여성, 부부 성관계 등이 담긴 영상도 포함됐으며, 독서실에서 학생들이 포옹하거나 키스하는 장면, 에어로빅 학원에서 여성이 탈의하는 장면 등도 담겼습니다.

특히 이 씨는 여성이 혼자 사는 가정집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IP카메라는 별도 관리해왔고, 888개 파일 중 49개가 가정집 내부를 비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8살 박모 씨 등 나머지 28명도 IP카메라 각 10∼100여대를 대상으로 각 30∼1천여차례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무직, 회사원, 대학생 등인 이들 모두는 인터넷을 통해 관리자 계정 비밀번호를 찾아내는 해킹 기법을 알아내 범행에 악용했습니다.

이밖에 경찰은 이 씨가 해킹해 보관하던 동영상 888개를 분석하던 중 몰래카메라로 설치된 IP카메라가 있던 사실도 확인하고 몰카 촬영 혐의로 36살 전 모씨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전 씨는 지난 5월∼8월 사무실 여직원 책상 밑에 몰래 설치한 휴대전화를 IP카메라로 동영상 58개를 불법 촬영한 혐의입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대부분 호기심에서 범행했다고 진술하지만, 범죄 기간이나 횟수에 미뤄보면 단순 호기심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불법 녹화된 영상은 폐기하는 한편 파일공유사이트 유포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IP카메라 초기 비밀번호를 유지하거나 번호가 허술할 경우 반드시 바꾸고, 특수문자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며 "제조·판매사 역시 이용자가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으면 경고문이나 이용 범위를 제한하는 보안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녹화를 먼저 한 이후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봐야 하는 CCTV와 달리 IP카메라는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때 사무실 등에서 감시 용도로 쓰이다가 최근엔 홈 네트워크와 연동, 외출 시 집 또는 가게 내부 상황을 확인하는 등 용도로 사용하면서 설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IP카메라 침해 사고 사례가 보고됨에 따라 주요 IP카메라 제조·유통사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보안 강화 방안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앞서 9월 경기남부경찰청은 가정이나 영업용 매장에 설치된 IP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들여다보거나 엿보기 영상을 음란물 사이트에 올린 혐의 등으로 50명을 검거했습니다.

(사진=경남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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