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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는 아이들 돌보는 '그룹홈'…뛰는 집값에 걱정

<앵커>

부모로부터 학대받거나 버림받은 아이들을 일반 가정 같은 환경에서 보살펴 주는 '아동 그룹 홈'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보호자와 함께 7명 정도의 아이가 가족처럼 살고 있고, 전국 400개가 넘는 그룹 홈 가운데 40%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뛰는 집값 때문에 걱정이 큽니다.

유덕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모로부터 학대받았던 유아 세 명을 돌보고 있는 장 모 씨. 긴 고심 끝에 서울에서 경기도 외곽으로 이사했습니다.

집주인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것도 모자라 급기야 집을 비워달라고 했던 겁니다.

[장 모 씨/그룹홈 운영 : 아침에 나가서 저녁까지 집 보러 다녀서 서울에서 뭐 안 다녀본 구가 없어요. 주변에서 보던 친구들이 그랬어요. '왜 하니'….]

서울에서 아이 일곱 명을 돌보고 있는 권혜경 씨도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권혜경/그룹홈 운영 : (내년) 2월에 집을 비워야 하는 입장이에요. 2년 만에 1억을 또 올려달라고 하니까….]

전국 그룹 홈 410곳 가운데 상당수가 이처럼 전세나 월세로 운영되는데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전세에서 월세로, 서울에서 경기도 외곽으로. 잦은 이사는 아이들 정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김형태 교수/서울기독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 자라온 환경, 지역에 가까운 곳에서 소규모의 가정환경의 보호를 해야 하고요. (따라서) 이전을 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한테 상처가 될 수가 있죠.]

보호 아동 1인당 국가가 지원해주는 돈은 40~50만 원 수준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집세 지원은 사실상 없습니다.

아동 1인당 11만 원 정도인 주거급여가 나오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각) 지자체가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드렸더라고요. 못 받는 지자체 그룹홈 입장에서 보기에는 차별일 수 있어서… 앞으로 저희가 기준을 명확히 하려고 하고요.]

그룹 홈 한 곳에 지원되는 운영비도 월 28만 원에 불과합니다.

[마한나/그룹홈 운영 : (관리비만) 한 달에 40만 원 정도 나와요. 모자란 거는 더 요구하지 말고 수급비에서 감당하라는 거죠.]

상처받은 아이들을 가정 같은 환경에서 보살핀다는 근본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주거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형진·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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