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방의 메이저 군수업체로부터도 미사일 부품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CBS 방송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조정관인 휴 그리피스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유엔 대북제재위 조사관들은 지난해 2월 한국이 회수한 북한의 인공위성 '광명성 4호'의 추진로켓 잔해물 중 일부 부품에서 제조사 로고와 일련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회수한 부품들의 원산지와 공급망을 추적한 결과 증압기라는 이름의 한 부품이 서방의 유명 기업 제품이라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그리피스는 인터뷰에서 "제조사는 대서양 건너편의 메이저 방산업체로, 미국 방산시장에서도 최대 기업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로켓에서 발견된 증압기는 영국에서 만들어졌으며, 제조사는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기업이지만 유엔 조사에 협력하고 있어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CBS는 밝혔습니다.
그리피스는 증압기가 영국에서 타이완까지 합법적으로 운송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로열 팀 코퍼레이션'이라는 그룹이 무역박람회에서 증압기를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증압기는 민간 물자이면서도 군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이중용도' 품목이어서 추적·감시가 어렵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는 최근 이와 같은 이중용도 품목 32개를 북한과의 거래 금지 목록에 추가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