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정에 선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이끌었던 마약조직의 자금총책이 체포됐습니다.
멕시코의 조직범죄 전담 연방검찰은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는 산타페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빅토르 마누엘 펠릭스 벨트란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체포작전에는 검찰 특수요원 30여 명이 투입됐습니다.
일명 '엘 빅'으로 불리는 벨트란은 구스만이 이끌었던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자금 운용을 맡은 인물로 멕시코와 미국 사법당국의 수배를 받아왔습니다.
벨트란은 현재 시날로아 카르텔을 물려받은 구스만의 두 아들 이반과, 헤수스 알프레도를 위해 위조 신분증을 활용한 돈세탁 등을 통해 자금을 관리해왔습니다.
구스만은 지난 2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돼 뉴욕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벨트란은 다른 마약조직이 게레로주와 할리스코 주에서 생산한 헤로인을 공급받아 미국 등지로 밀매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멕시코 당국에 벨트란의 체포와 신병인도를 요청해왔습니다.
벨트란은 시날로아 카르텔의 자금총책으로 일하다가 2011년 체포된 아버지의 뒤를 이었습니다.
벨트란의 체포는 공교롭게도 미국이 마약성 진통제 남용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한 날과 일치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약성 진통제 남용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멕시코와 중국에서 들어오는 마약인 헤로인과 펜타닐을 엄중히 단속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미 마약단속국(DEA)이 공개한 올해 전국 약물 위협 평가 보고서를 보면 2015년 기준으로 멕시코산 헤로인은 미 헤로인 시장의 93%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멕시코산 헤로인은 순도가 높아 다른 중남미산 헤로인을 급속히 대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