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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의회·정치범, 유럽의회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

중도우파 야권이 과반을 차지하는 베네수엘라 의회와 정치범들이 유럽 최고 권위의 인권상을 받았다.

유럽의회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우파 야권이 다수를 차지한 베네수엘라 의회와 반정부 정치범들에게 유럽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사하로프 인권상을 시상했다고 엘 우니베르살 등 베네수엘라 현지 언론이 전했다.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국제 유가 하락 속에 세 자릿수에 달하는 물가상승률과 식품, 의약품 부족 등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과 제헌의회 선거를 저지하기 위해 야권이 주도한 반정부 시위에 따른 혼란과 약탈로 최소 125명이 사망하는 등 극심한 정국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극심한 경제난의 원인을 중남미 좌파진영의 약화와 석유 이권 확보 등을 노린 미국과 우파 동맹국, 국내 보수 기득권층이 합작해 벌인 '경제전쟁' 탓으로 돌려왔다.

안토니우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오늘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마두로 정권의 독재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향한 평화적인 이양과 국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 개방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유럽의회는 베네수엘라에 500여 명의 정치범이 수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 지도자 중 한사람인 훌리오 보르헤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 전 국민을 대신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국제사회가 우리 국민을 인정한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아일랜드 신페인 당 등 유럽의회 내 일부 좌파 정당은 "이번 수상 결정은 정치적인 의도가 가미된 것"이라며 반대 의사 표시로 시상식에 불참했다.

유럽의회는 1988년 옛 소련의 핵 과학자이자 반체제 인사였던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딴 사하로프 인권상을 제정해 매년 인권을 위해 투쟁한 인사에게 시상하고 있다.

작년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로 잡혀있다가 탈출해 인권 활동을 벌인 이라크 소수 야지디족 여성 나디아 무라드(23)와 라미아 하지 바샤르(18)가 이 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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