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물체에 부딪히는 일 없이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먹이활동을 합니다.
먹잇감이나 장애물에 초음파를 발사해 되돌아오는 초음파로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탁월한 능력에도 뜻밖의 약점이 있어 가끔 건물 유리창에 충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독일 연구팀이 이 약점의 원인을 규명해 미국 과학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연구팀은 네모난 터널을 준비했습니다.
터널 바닥과 한쪽 벽에 금속판을 붙인 것처럼 놓아두고 유럽에 서식하는 박쥐 21마리를 터널 안에 풀어 놓습니았다.
그러자 19마리가 최소한 1번 벽에 세워둔 금속판에 충돌했지만, 금속판이 없는 다른 쪽 벽이나 바닥에는 한 번도 충돌하지 않았습니다.
또 13마리는 바닥 금속판 위에서 물을 마시는 동작을 보였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금속판처럼 매끄러운 수직면은 자연계에는 드뭅니다.
박쥐가 금속판을 향해 비스듬한 방향에서 초음파를 보내더라도 각도상 반사된 초음파가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빈 공간이라고 착각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습니다.
바닥 금속판도 매끄러워 자연계의 수면(水面)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