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세계적인 인권단체의 지역 책임자 등 인권활동가들이 무더기로 법정에 섰다.
25일(현지시간) 이스탄불법원에서 이딜 에세르 국제앰네스티 터키지국장 등 인권활동가 11명의 재판이 시작됐다.
이들은 쿠르드 분리주의 또는 좌익 무장조직을 지원하고,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조직을 부추기는 등 테러조직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피고 중에는 독일 국적 페터 슈토이트너와 스웨덴 국적 알리 가라비 등 외국인도 포함됐다.
이들 가운데 에세르 지국장 등 10명은 올해 7월 마르마라해 프렌스아달라르(프린시스제도) 뷔이위카다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보안과 정보 관리' 주제의 워크숍 중 현장에 들이닥친 경찰에 연행됐다.
피고들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5년형에 처할 수 있다.
이날 공판에서 피고 10명은 터키 검찰의 테러조직 연루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에세르 지국장은 법정에서 "인권 수호는 범죄가 아니다"며 "국제앰네스티가 테러조직과 같은 목표를 세운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진술했다.
한편 터키 사법당국의 수사 과정에서 앰네스티 터키지부가 '최루가스를 터키로 수출하지 말라'고 한국에 요청하는 서신을 주(駐)터키 한국대사관으로 발송한 사실도 알려졌다.
앰네스티의 터키 담당 앤드루 가드너 연구원은 AP통신 등 외신에 "오늘 법정에 선 인권활동가 11명의 혐의를 입증하는 눈곱만한 증거도 없다"고 지적하고, "이번 재판은 터키 사법부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소한 불구속 재판 결정이라도 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