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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교관 '외화벌이' 들통…파키스탄 경찰에 양주 450상자 털려

파키스탄 주재 북한 외교관이 자신의 집에 수천만 원 상당의 고급 주류 400여 상자와 다이아몬드 등 보석류를 보관하다가 현지 경찰에게 빼앗겼습니다.

파키스탄 외교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재 북한 대사관에 근무하는 현기영 1등 서기관은 "중국 베이징에 출장 갔다가 돌아왔더니 집 잠금장치가 부서져 있고 안에 있던 달러 등 현금과 다이아몬드, 공식적으로 수입한 와인·위스키 등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CCTV를 확인해보니 경찰관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현 서기관의 집에서 물품을 꺼내 가는 장면이 찍혔습니다.

조사 결과 절도범들은 파키스탄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3명으로 현 서기관의 집에 들어가 현금 3천 달러, 우리 돈 340만 원과 다이아몬드 2개, 와인 201상자와 맥주 60상자, 위스키 100상자, 테킬라 9상자 등 수입 주류 450상자를 훔쳐 나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식적으로 주류판매가 금지된 이슬람국가인 파키스탄에서는 면세점에서 보통 35달러 정도인 조니워커 블랙 양주 1병이 암시장에서 70달러로, 면세가 20달러 정도인 하이네켄 맥주 1박스가 150달러 이상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경찰은 물건을 훔쳐 간 경찰관 3명을 절도 혐의로 입건하고 직무를 정지시켰으며, 술 2천 병을 회수했습니다.

아직 북한 서기관이 이처럼 많은 술을 집에 보관하게 된 경위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 속에 북한 외교관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불법 주류 판매 등 외화벌이에 나섰고, 이를 간파한 현지 경찰관이 북한대사관 측에서 문제 삼지 못할 것으로 보고 훔쳐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이번 절도 사건이 북한 대사관의 주류 밀수 수사로까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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