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 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선희는 "상사보다 높은 통역"으로 불릴 정도의 실세로 알려져 있으며 북한은 그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타개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 신문이 전했습니다.
그는 2000년대 초부터 6자회담과 북미협의 등에서 "수수께끼의 실세"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을 제멋대로 의역했다"거나 "상사인 리근 당시 북미국장이 이코노미석에 탔는데 최선희는 비즈니스석에 탑승했다"는 등 다양한 일화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21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이틀째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 참석할 때도 오전 회의와 점심시간, 오후 회의 때 각각 다른 복장으로 나타났습니다.
핸드백과 김일성·김정일 배지도 바꿔 다는가 하면 하이힐 차림으로 회의장 내를 활보했습니다.
몰려드는 취재진을 피하느라 길라잡이가 길을 틀 때까지는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기자들의 질문에는 무표정한 얼굴로 거의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최선희는 평양시 당 책임서기와 총리를 지낸 최영림의 양녀입니다.
정보 관계 소식통은 "최영림과 동급인 고관의 자녀가 아니면 그의 양녀가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0월 7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리용호 외상을 당 정치국원으로 발탁하는 등 외교를 중시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사히는 실세인 최선희 북아메리카 국장이 활약하면 북한에서 군과 당 보다 경시돼온 외무성의 지위가 더 높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