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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상위 1%, 연 42억 버는데…" 연예계 극심한 소득 격차

다 같은 배우지만 누구는 건물 월세를 받고 살고, 누구는 평생 월세를 걱정하며 살아야 합니다.

다 같은 가수지만 누구는 노래 몇 곡만으로 평생 통장에 돈이 들어오고, 누구는 시골 장터 행사무대라도 서지 않으면 생계가 막막합니다.

화려한 연예계의 극심한 소득 격차가 최근 새삼 화제를 모았습니다.

누구나 스타를 동경하고 지향하며 연예계를 바라보지만, 소득 면에서 여유로운 스타는 상위 10%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해 공개한 연예인 소득 격차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소득 기준으로 가수의 상위 1%는 연평균 42억6천400만 원, 배우의 상위 1%는 연평균 20억원 넘게 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상위 10%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가수는 연평균 수입이 7억3200만 원, 배우는 3억6천7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각종 스캔들이나 사건, 사고에 처한 연예인을 걱정하다가도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일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말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처럼 스타들의 높은 소득수준에 대한 부러움에 기반합니다.

최근에는 가수 고(故) 김광석의 저작권 수입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가수는 세상을 떠도 자작곡에 대한 저작권, 음반 발매와 공연 등에 대한 저작인접권 등에서 나오는 수입이 유족에게 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연예인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스타 중의 스타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자료에 나온 가수와 배우 상위 10%의 소득이 현재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는 이들 전체 수입의 9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수의 하위 90%는 연평균 수입이 870만 원, 배우의 하위 90%는 연평균 수입이 620만 원이었습니다.

연봉 1천만 원도 안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TV와 영화에서 자주 보지만 그전까지 10~20년은 연극무대에서 '연봉 300만~500만원'으로 살았다고 회고하는 배우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연극계는 TV와 영화계에 마르지 않는 수원으로 기능하지만 이처럼 소득 격차가 극심합니다.

TV드라마와 영화에서도 비중과 인지도에 따라 출연료가 천차만별입니다.

단역 배우의 경우는 교통비와 의상비를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게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해 배우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1만5천870명, 가수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4천667명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이나 빅뱅처럼 세계시장을 뒤흔드는 K팝스타들, 히트한 자작곡이 많은 가수는 어마어마한 소득을 올리지만 그 외 많은 가수는 생계를 걱정해야 합니다.

기성의 질서에 반기를 드는 록 가수들이나 힙합 가수들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추구하다가도 TV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면서 "가수 활동을 계속해나가기 위해서"라고 고백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개그맨들이 TV 개그 프로그램의 폐지에 좌절하며 집단 항의한 것 역시 생계 문제와 직결됩니다.

TV에 나와야 행사 진행 등 외부 활동 기회가 생기고, 광고를 찍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는 당장 수입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을 관리하는 매니저와 기획사의 소득차도 극심합니다.

한류스타를 거느리고 있으면 매니저나 기획사도 돈방석 위에 앉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는 사무실 운영비를 대기도 버겁습니다.

한 중견 배우 기획사 대표는 "배우들의 출연료만으로는 사무실 운영이 어렵다. 광고를 찍어주는 배우들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아무리 이름 있는 배우를 많이 데리고 있어도 광고를 찍지 못하고 해외 특수가 없으면 기름값, 스태프 비용을 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게 없다"며 "대부분의 배우 기획사들은 외부 투자 없이 버티는 게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소득 격차가 극심한데 그들과 일하는 매니저들은 오죽하겠냐"며 "물론 한 몫 잡은 성공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은 외부 사람 만나서 차값, 밥값 계산할 일을 걱정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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