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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는 어디로…'자치권 몰수' 카드도 효과 불투명

"분리독립 포기 불가"…평행선 타는 견해차에 장기전 태세

카탈루냐는 어디로…'자치권 몰수' 카드도 효과 불투명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맞서 스페인 정부가 '자치권 몰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갈등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19일(현지시간) 오전 10시까지 분리독립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헌법 제155조에 따라 자치권을 몰수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그러나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분리독립 포기 의사를 밝힐 가능성은 현재로써는 희박해 보인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자치정부에 독립 공화국을 건국할 권한을 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분리독립을 포기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내다봤다.

스페인 정부의 자치권 몰수 권한은 1978년 제정된 헌법 제155조에 명시돼 있다.

이 조항은 지금껏 한 번도 적용된 적은 없지만 자치정부가 헌법이 규정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국가 전체의 이익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를 할 경우 중앙정부가 의무 이행을 강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동원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러나 이 조항을 발동하려면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에 먼저 경고 조치를 하고 자치정부가 여전히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원에 헌법 155조 적용을 요청해야 한다.

이후 상원에서는 논의를 진행해야 하고 의원 절대다수의 승인도 필요한 만큼 실제 자치권 몰수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앞서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헌법 155조 적용 방안과 관련해 "분명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많은 권한을 잃겠지만 전부는 아니다"라며 "도끼가 아니라 (수술용) 메스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몰수하게 될 경우 카탈루냐의 해외 공관을 폐쇄하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이보다 더 극단적인 조치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카탈루냐 지방선거를 실시해 중앙정부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자치정부를 새로 구성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스페인 경찰이 카탈루냐 자치정부 청사를 급습해 자치정부 관료 14명을 체포하는 등 사실상 이미 자치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신문은 푸지데몬 수반이 스페인 정부의 자치권 몰수 움직임에 맞서 단독으로 카탈루냐의 독립을 선언하고 중앙정부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을 때 선거를 실시해 지지 기반을 강화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라울 로메바 외무장관은 "현재 우리의 관점에서 선거는 옵션이 아니다"라고 말해 선거를 실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가디언은 스페인 정부가 헌법 155조를 적용하더라도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노력은 최근 몇 년 사이 탄력이 붙었고 분리독립 지지자들은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는 상태다.

스페인 정부 역시 국가 전체와 영토통일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 앞에서 뒤로 물러설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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