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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무죄' 사법부 화형식도 '국정원-어버이연합' 합작품

지난 2010년 1월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은 관용차량을 이용한 출근길에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의 계란 세례를 받았습니다.

전날 1심 법원이 '광우병 쇠고기' 보도를 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한 항의차원이었습니다.

이 단체 회원들은 같은 날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도 시위를 열고 무죄 선고 판사와 법원 사진 등이 붙은 상징물을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어제(17일)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PD수첩 무죄 선고 항의시위' 등 7건의 관제 시위를 국정원 직원과 공모해 주도한 혐의도 포함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이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과 사법부를 향했던 관제 시위의 배후에 원세훈 전 원장의 국정원이 있었다고 본 겁니다.

국정원과 어버이연합이 합작해 벌인 시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추모 분위기 규탄 시위도 포함됐습니다.

추 씨가 이끈 어버이연합과 기타 보수단체 회원들은 노 전 대통령 2주기인 지난 2011년 5월 23일 마포구 서교동 노무현재단 앞에 모여 "망자를 팔아먹는 패륜적 정치 선전선동을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항의시위를 벌였습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이 시위 뒤 국정원 심리전단이 "어버이연합 회원 100명과 협조해 노무현 2주기 계기 종북세력을 규탄하는 심리전 활동을 전개했다"고 내부 보고를 올린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는 국정원의 '오프라인 외곽팀' 역할을 하며 야권 정치인을 향한 공세에도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0년 9월 17일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여의도 국회 앞에서 "세 치 혓바닥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이간질하는 박지원을 규탄한다"며 규탄 시위를 열었습니다.

박지원 당시 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두고 천안함 조사 보고서와 관련해 '모종의 거래'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발언을 두고 청와대가 유감을 표명한 직후였습니다.

시위 뒤 국정원은 박 의원의 국정방해에 대한 비판 심리전을 전개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밖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009년 5월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을 '우파를 위장한 좌파교수'라고 규정하고 비판 심리전을 펼칠 것을 지시한 이후 보수단체들이 비판 활동을 펼친 것도 국정원의 심리전 계획에 따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추 씨가 국정원 직원과 공모해 친정부 집회·시위를 조직한 행위가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추 씨의 구속 여부는 내일일 오전 열리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당일 오후 늦게나 20일 새벽쯤 결정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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