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은 원당암 목조아미타불좌상의 내부를 조사해 고려 우왕 1년(1375)에 인출(印出)한 서적 '성불수구대다라니'와 고려 후기에 고려대장경으로 찍은 '대방광불화엄경' 28책을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성불수구대다라니는 소매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책인 수진본으로, 국내외에 없는 유일본입니다.
변상도(불교 경전 내용을 소재로 한 그림)가 특이하고 간행 기록이 분명해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와 함께 1694년 해인사 승려 숭열, 종안 등이 불상을 중수했다는 발원문도 발견됐습니다.
이용윤 조계종 문화재팀장은 "성불수구대다라니는 단독으로 국가지정문화재에 지정될 수 있는 귀중한 서적"이라며 "화엄경 역시 조선시대가 아닌 고려시대에 인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팀장은 "화엄경은 복장 안에 꽉 차 있었다"며 "1983년 금칠을 다시 하는 개금불사를 하면서 복장을 일부 개봉했으나, 이번에는 안에 있던 전적을 모두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계종은 이번 조사에서 목조아미타불좌상과 함께 삼존불을 이루는 좌우의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을 X레이로 촬영했습니다.
![보살상 X레이 촬영 모습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연합뉴스)](http://img.sbs.co.kr/newimg/news/20171016/201102943_1280.jpg)
이러한 사경은 일본에 있는 고려 사경인 '불설대길상다라니경' 이후 처음 나온 사례입니다.
아울러 관음보살입상에서는 종이 뭉치와 경전 사이에 병풍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책인 절첩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 팀장은 "지금까지 복장이 개봉되지 않은 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은 신성성을 지키기 위해 그대로 두기로 했다"며 "과학적 분석만으로 복장의 내용을 알아냈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에 조사된 불상들은 1490년 해인사 법보전과 대광명전에 봉안된 비로자나불상에 납입된 은제 후령통(복장 유물을 넣는 통)과 유사한 후령통이 있다는 점에서 조성 시기는 1490∼1500년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조계종은 문화재청에 원당암 삼존불과 전적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신청했으며, 보존 관리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