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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개장 후 민원 150건…"뙤약볕 힘들어, 식물 터널 만들자"

서울로 개장 후 민원 150건…"뙤약볕 힘들어, 식물 터널 만들자"
올해 5월 개장한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과 관련해 지난달까지 150건에 달하는 시민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들은 햇빛을 피할 곳이 부족하고, 보행로가 좁아 통행이 불편하다는 점 등을 호소한 가운데 '식물터널' 같은 이색 아이디어도 냈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로 7017 관련 민원 제기내역 및 조치내역'에 따르면 개장일 이후 지난달 23일까지 총 150건의 시민 민원이 접수됐다.

시민의 관심을 보여주듯 개장 후 첫 1주일인 5월 20∼26일에만 전체 민원의 18%인 27건에 달하는 민원이 제기됐다.

개장 초기 시민들은 수목이 우거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회색빛 시멘트가 부각됐던 점을 지적했다.

한 시민은 "나무들이 시멘트 화분에 갇혀있어 걷고 싶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고, 같은 날 산책했다는 한 직장인은 "고가도로 상·하부, 보행로, 시설물 등을 회색 시멘트로 발라놓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를 궁금해하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로 7017 근처에 산다는 한 주민은 "이곳을 찾는 많은 시민이 '7017'의 뜻을 물어본다"며 "공원 중간에 그 의미를 적은 푯말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고, 다른 이는 "한국에서 로(路)는 영문 'Ro'로 쓰이는데, 서울로는 왜 'Lo'를 사용하느냐"고도 질문했다.

"2017이 아니라 왜 7017이냐, 어떤 의미냐"거나 "서울로 BI(브랜드 이미지)의 'since 7017'이란 표현은 지금이 마치 7017이라는 느낌을 준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로'는 서울을 대표하는 사람길·서울로 향하는 길의 의미를 담고 있고, 영문 표기 'Seoullo'는 두 개의 소문자 'l'을 발 모양으로 형상화해 생동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한다.

7017은 서울역 고가가 처음 생긴 1970년과 보행길로 다시 태어난 2017년을 동시에 나타낸다.

시민의 목소리 가운데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여름철 햇빛을 피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시민들은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워 차단막을 설치하여 바람과 그늘을 만들어야 것 같다"거나, "무더위에다 콘크리트에서 나온 열로 나무나 꽃은 시들어 말라 죽고 시민은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 시민은 지난달 18일 "서울역 고가에 그늘이 부족해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에는 보행이 부담스럽다"며 "고가 위에 덩굴식물을 터널 형태로 조성한다면 더 나은 보행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급수는 파이프라인을 이용하고, 식물 정보를 명시하면 교육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식물터널'을 대안으로 내놨다.

시는 이에 "서울로운영단도 식물 터널을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담쟁이덩굴, 인동덩굴, 아이비 등의 식물을 이용할 계획이다. 단기간 내에 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지금부터 만들어가겠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밤사이 서울로 7017의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보안요원이 휴식 시간에 잠시 쉴 수 있는 침상 등을 갖춘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서울로 7017은 1970년 개통한 이래 재난위험등급 최하점을 받을 정도로 낡은 서울역 고가를 공중 보행공원으로 꾸민 곳이다.

5월 20일 개장 후 이달 2일에는 방문객 5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재정 의원은 "서울로 7017이 진정한 사람길로 사랑받으려면 시민 편의와 보행 약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보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접수된 내용 가운데 즉시 시행할 수 있는 것들은 반영해 개선·보완했다"며 "식물커튼이나 원두막 쉼터 등 다양한 무더위 대비책을 준비해 내년에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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