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30여 년간 여배우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과 영국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미 뉴욕경찰 대변인은 하비 와인스틴이 2004년 저지른 범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측은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뉴요커지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밝힌 전 배우지망생 루시아 에번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뉴욕데일리뉴스는 추정했습니다.
에번스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와인스틴이 자신에게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밖에서도 피해자들이 속속 나오면서 해외 경찰 역시 수사에 나섰습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리버풀 지역에 사는 한 여배우와 관련된 사건을 런던 경찰청이 수사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와인스틴은 성범죄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지난 12일 딸의 로스앤젤레스 집 앞에서 목격됐습니다.
그는 자신을 뒤쫓는 파파라치들에게 "잘 못 지내지만 노력하고 있다"며 "알다시피 우리 모두 실수하지 않느냐, 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와인스틴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성 추문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아카데미상을 두 차례 수상한 여배우 제인 폰더는 "더 용기가 있었어야 했다"며 이런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먼저 폭로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폰더는 BBC 인터뷰에서 1년 전에 와인스틴 성 추문 소문을 들었지만,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선 또 다른 유명 제작자의 성 추문 의혹도 터져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아마존에서 제작한 시리즈 '더 맨 인 하이 캐슬'의 책임 프로듀서인 아이사 딕 해켓은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에 로이 프라이스 아마존 스튜디오 대표가 2년 전 자신을 성추행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더 맨 인 하이 캐슬'의 원작자인 필립 K. 딕의 딸인 해켓은 2015년 7월 프라이스 당시 부사장과 택시를 타고 파티로 가던 중 그가 자신에게 성적 제안을 하고, 남성의 성기를 저속한 단어로 표현하는 등 성추행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켓은 와인스틴으로부터 피해 당한 여배우들이 용기를 낸 것을 보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나보다 훨씬 용감하게 앞에 나선 여성들이 자극을 줬다. 우리가 서로 격려하며 궁극적으로 변화를 만들어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마존은 프라이스 대표가 휴직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