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정남 피습 영상 법정공개…"피고들, 독극물 사용 인식한 듯"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한 동남아 출신 여성들이 범행 직후 자신들의 손에 독극물이 묻어 있다는 것을 아는 듯 행동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이 북한에 속은 '순진한 희생양'이 아닐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김정남 암살 공판에서 피고인들이 김정남을 공격하는 모습과 범행 이틀 전 예행연습을 하는 모습 등이 담긴 공항 내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영상에는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와 함께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이 지난 2월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등 뒤로 접근해 얼굴에 독극물을 바른 뒤 달아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시티 아이샤가 김정남을 공격하는 장면은 잡히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범행 직후 두 손이 옷이나 몸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급히 현장을 떠났습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아난 두 사람은 각자 화장실에서 손을 씻은 뒤 택시 승강장에서 합류해 공항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건을 수사한 현지 경찰 관계자는 공판에 출석해 "이틀 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예행연습보다 훨씬 거칠고 공격적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앞서 촬영된 공항 내 CCTV 영상에서 도안 티 흐엉은 예행연습 상대방의 얼굴을 쓸어내린 뒤 두 손을 모아 사과했지만, 범행 당일에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도안 티 흐엉이 김정남을 공격한 직후 불안한 표정을 한 채 최대한 빨리 현장을 떠나고 싶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손을 씻은 뒤로는 눈에 띄게 태도가 안정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 촬영이라는 거짓말에 속았다는 주장과 달리 피고들이 범행 계획에 대해 상당 부분 알고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재판부의 판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