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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콜럼버스의 날' 선언문에 '원주민' 언급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국경일인 '콜럼버스의 날'을 기념해 발표한 선언문에 미국 정복·개척사의 어두운 그림자라 할 수 있는 북미 원주민에 대한 언급은 빠져 도마 위에 올랐다.

CNN방송과 의회전문지 '더 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두운 역사'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언문은 콜럼버스와 다른 유럽 탐험가들로 인해 북미 원주민들이 겪었던 고통을 직접 언급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1년 전 선언문 메시지와 대조되는 것이다.

콜럼버스의 날은 1492년 10월 12일 이탈리아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처음 신대륙에 상륙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미국에서는 매년 10월의 두 번째 월요일을 이날로 기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언문에서 콜럼버스에 대해 "탐험과 발견의 시대를 열었다"면서 "유럽인들의 영구적 신대륙 도착은 인간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위대한 우리나라 발전을 위한 장을 연 전환기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노련한 항해사이자 신념을 가진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그의 용기 있는 위업이 흩어져있던 대륙을 한데 불러다 모았고 수많은 이들이 역경을 딛고 꿈과 신념을 추구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발표한 콜럼버스의 날 선언문에서 "이 풍요로운 역사를 기념함에 있어 우리는 유럽 개척자들이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이 곳에 거주해온 원주민들이 겪은 고통과 괴로움도 인정해야 한다. 폭력과 박탈, 질병이 그것"이라며 '다문화'와 '포용'을 강조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문에 대해 "콜럼버스의 항해가 가져온 질병과 노예제도, 그리고 실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진짜 발견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잊어버리라는 식"이라며 "콜럼버스를 찬양하며 '어두운 역사'는 누락시켰다"고 꼬집었다.

더 힐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문에서 원주민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미국 일부 도시는 콜럼버스의 날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기념하는 '원주민의 날'로 호칭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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