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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주재 이란대사 "美 신뢰 유지하려면 국제 합의 거스르면 안 돼"

골람 알리 코쉬루 주유엔 이란 대사가 '이란 핵합의'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식이 '잘못된 전제'에 기초하고 있다면서 합의 준수를 촉구했다.

코쉬루 대사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이란 핵 합의에 대한 잘못된 전제'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미래의 다자협상에서 신뢰를 유지하려면 국제합의를 거슬러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최악의 협상이라면서 파기 위협을 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이란의 핵 합의 준수 여부에 대해 '불인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코쉬루 대사가 이례적 기고문을 통해 국제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쉬루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합의 준수에 대한 인증을 거부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면서 "이는 미 의회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할 수 있는 조치이고, 핵 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코쉬루 대사는 "이란은 협상에 참여했던 다른 당사국과 국제사회, 비확산 전문가 등과 함께 핵 합의가 중요한 외교적 성과라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핵 합의에 참여한 7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만이 논란에 휩싸여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3가지의 이란 핵 합의에 대해 3가지 잘못된 전제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이란 핵 합의는 미국과 이란 간 양자 합의나 협정이 아니라 "유엔 안보리 결의"라고 주장했다.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서방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2015년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는 이란과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독일이 합의한 내용이고 안보리가 2231호 결의를 채택, 이를 사실상 보증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에 따라 미국 내 이란 핵합의 논란은 "미국 국내 이슈"라면서 "다만 미국의 합의 이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쉬루 대사는 이란 핵합의가 이란의 미사일을 포함한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효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잘못된 전제라면서 "핵 합의는 다른 지정학적 문제와 별개"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보리 결의는 '이란이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을 하지 않도록 촉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지 않고 있고, 정교하게 합의된 안보리 결의 문구도 많은 다른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전통적인 억지 기술 개발을 막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핵합의 이후에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미국은 안보리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핵합의 위반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코쉬루 대사는 이란 핵합의가 향후 핵 프로그램 검증이나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일몰 조항'이라는 미국 정부의 전제도 잘못된 것이라면서 "핵 합의의 일부 조항들은 기한이 되면 만료되지만 검증과 관련한 핵심 조항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모든 당사국이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면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일환으로서 핵안전협정 추가의정서(additional protocol)를 비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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