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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루냐 시위 부상자들에 사과 표명…대화 국면 열리나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당일 경찰의 진압으로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다수 다친 데 대해 사과했다.

카탈루냐의 독립 추진을 놓고 극단으로 치닫던 스페인과 카탈루냐 간의 갈등에 협상 국면이 열리고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의 엔리크 미요 카탈루냐 최고파견관은 현지 방송들과 인터뷰에서 지난 1일카탈루냐 주민투표 당일 스페인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빚어진 부상자 속출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경찰이 곤봉으로 시민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끌고 가는 등의 모습이 공개된 것을 언급하며 "그런 화면들을 보고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경찰관들을 대신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지난 1일 정부가 불허한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치러지자 카탈루냐 지역 곳곳의 투표소에 경찰력을 대거 투입, 투표함과 용지 등을 압수했다.

이에 항의하는 카탈루냐 주민들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수백 명의 다수 발생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은 스페인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부상자가 900여 명에 가깝게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스페인 정부는 "시위대도 경찰에 돌을 던지는 등 폭력 행위를 했다"며 반발했을 뿐 별다른 유감 표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이날 스페인 정부 인사가 공식적으로 사과표명을 하면서 양측의 대화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미 모든 정당과 정파들에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자고 호소한 상태다.

스페인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카탈루냐가 분리독립을 포기하면 자치권을 확대해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는 등 양측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식적으로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다음 주 초에 자치의회에서 투표결과를 공식 의결한 뒤 독립을 대내외에 선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은 4일 밤 TV 연설에서 "각계에서 중재 요구가 들어오고 있다. 우리는 중재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스페인 정부와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등 대화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대화 모색과 동시에 카탈루냐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스페인 재정경제부는 이날 카탈루냐에 근거지를 둔 기업들이 다른 곳으로 법인을 옮길 때 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행정명령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스페인 언론들은 카탈루냐에 기반을 둔 일부 은행들이 본사를 카탈루냐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카탈루냐에 있는 기업들은 카탈루냐가 스페인에서 떨어져 나갈 경우 영업활동과 신용도의 타격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둘러싼 극심한 갈등은 이미 스페인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스페인 사무소는 브리핑에서 올해 스페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1%로 유지하면서도 "카탈루냐 문제를 둘러싼 긴장과 불확실성이 경제의 신뢰도와 투자 결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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