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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독립투표 주민·스페인 경찰 충돌…"수백 명 부상"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스페인 정부의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한 저지에 가로막혀 파행을 빚었다.

분리독립을 찬성하는 시민과 스페인 경찰이 충돌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1일(현지시간) 엘파이스와 EFE통신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투표가 개시되자마자 카탈루냐 제1 도시인 바르셀로나와 지로나 등 주요 도시에 설치된 투표소에 경찰을 투입,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압수하며 투표를 저지했다.

바르셀로나의 한 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는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고 고무탄을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바르셀로나와 지로나 등 카탈루냐 지방 곳곳에서는 투표용지를 압수하는 경찰과 이를 막는 시위대의 충돌로 양측 모두 부상자가 속출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현재까지 부상자가 46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하고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시민들이 다쳤다"고 밝혔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 공간에 공유된 영상에서는 일부 흥분한 스페인 경찰이 어린이와 노인이 포함된 시위대를 발로 걷어차거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스페인 내무부는 경찰관 12명 이상이 적법한 공무집행 과정에서 다쳤다면서 일부 시위대가 경찰관에게 돌을 던지는 등 폭력 행위를 했다고 반박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 정부의 '불법' 규정에도 이날 강행 추진하는 분리독립 주민투표는 이 지역의 유권자 530만 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가 경찰력으로 물리적 봉쇄에 나서면서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는 카탈루냐인들의 분리독립 열망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동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자치정부는 총 2천300여 곳에 투표소를 설치했지만, 스페인 경찰이 투표소의 상당수를 투표 시작 전부터 봉쇄하고 용지와 투표함을 보이는 즉시 압수하면서 정상적인 투표 참여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스페인 정부는 또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투표인 명부 등을 저장해놓은 서버를 잇달아 강제 폐쇄하는 등 전산망도 마비시켰다.

그러나 스페인 경찰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한 일부 도시들의 투표소들에서는 분리독립 찬성파 시위대가 투표소를 점거한 가운데 투표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유효 투표율이나 개표·집계 방식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어떤 절차를 거쳐 투표 결과가 발표될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앞서 자치정부는 투표 개시 전부터 투표율과 관계없이 이번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이면 48시간 이내에 독립을 선포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이미 불법이자 위헌으로 규정한 이번 주민투표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FC바르셀로나와 라스팔마스 간의 프리메라리가 축구경기는 바르셀로나 측과 스페인 축구협회 간 갈등으로 관중 없이 진행됐다.

FC바르셀로나는 이날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이유로 경기일정의 연기를 스페인 리그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항의 표시로 수천 명의 관중을 홈그라운드인 캄 노우 스타디움 밖에 둔 채 경기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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