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풋볼스타 O.J.심슨, 한밤의 가석방…9년 만에 풀려나

전처 살해 혐의로 기소돼 무죄 평결을 받았다가 다시 강도와 납치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고 복역해 온 미국 풋볼스타 O.J.심슨이 9년 만에 풀려났습니다.

미 네바다 주 교정국 브룩 키스트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1일 0시 8분쯤 네바다주 북부에 있는 러브록 교정센터에서 심슨이 출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밤중에 석방한 것은 언론의 주목과 만일의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키스트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러브록 교정센터는 네바다주 서부의 리노에서 145㎞가량 떨어진 곳에 있으며, 심슨은 2007년부터 이곳에서 복역해 왔습니다.

심슨이 석방 직후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키스트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최근 심슨의 변호인은 심슨이 가족들과 다시 만나 식사를 하고 플로리다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고 전해, 가석방 후 심슨이 플로리다주에 정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플로리다 교정국은 이송 요청이나 필요한 서류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팸 본디 플로리다주 법무부 장관은 AP통신에 "심슨이 플로리다에 편안하게 산다는 것은 선택사항이 될 수 없다"며 "플로리다주는 이 유죄선고를 받은 범인을 위한 사교클럽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1970년대 미국프로풋볼 스타 선수였던 심슨은 2007년 한 호텔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스포츠 기념품 중개상 2명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이듬해 최고 33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그는 9년간 가석방 금지 처분과 2017년까지 연속적인 의무 복역 판결을 함께 받았으며, 이후 감형 처분을 받아 지난 7월 네바다주 가석방심의위원회가 가석방을 확정했습니다.

앞서 심슨은 1994년엔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의 연인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오랜 재판 끝에 형사상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민사재판에서는 패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 법조계에 증거주의 판단에 대한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미 범죄사에서 대표적인 미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