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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가 여성운전 허용한 진짜 이유는? "인권 때문이 아니다"

사우디가 여성운전 허용한 진짜 이유는? "인권 때문이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전격적으로 여성운전 허용을 결정한 배경에는 국내 여성들의 인권 신장이 아닌 산업 부흥 등의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뤄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오늘(29일) 사우디의 여성운전 첫 허용 조처에 관한 분석 기사에서 "여성의 운전 금지를 중단한 진짜 이유는 외화 유출을 줄이고 국내 산업을 부흥시키며 투자자들이 사우디 경제 분야를 다각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상업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모니카 말리크도 이번 조치는 사우디 중산층과 소득이 적은 가정에 실질적 수입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하레츠에 말했습니다.

이런 분석은 여성의 직접 운전이 사우디의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나옵니다.

먼저 사우디는 국내 여성들을 대신해 운전을 해온 수십만 명의 기사 고용에 따른 외화 유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들 가정용 기사 대부분은 남아시아와 필리핀 출신입니다.

사우디에서 가정용 기사로 고용된 외국인은 약 1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따라서 사우디 여성의 직접 운전이 가능하게 되면 각 가정은 기사 고용에 쓸 돈을 모을 수 있고 이는 가처분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우디 가구의 대다수는 여성 가족 구성원들의 이동을 위해 최소 1명의 기사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월급은 대략 500달러로 숙소와 식사가 별도로 제공됩니다.

사우디 경제뉴스 매체 마알은 사우디에 있는 운전기사들이 거둬들이는 매해 수입이 대략 88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외국 기사 대부분은 월급을 받으면 이를 고국으로 송금하는데, 이들이 사우디에서 일자리를 잃게 되면 이는 외화 유출의 감소를 의미합니다.

또 여성의 운전허용은 차량 판매부터 보험까지 사우디의 다양한 산업을 부흥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는 석유 의존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탈피해 다른 영역에서 외국의 투자를 끌어들이는데도 일조할 것으로 하레츠는 분석했습니다.

여성들이 직접 차를 몰고 직장에 가기가 수월해짐에 따라 여성 취업률과 함께 경제적 생산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재 사우디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의 여성 인구는 외국인을 포함해 약 1천만명에 달합니다.

사우디에서는 그간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명문법은 없지만,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여성운전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여성도 사우디에서는 운전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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