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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 "'군함도', 문제에 비해 너무 큰 벌 받아"

김의성 "'군함도', 문제에 비해 너무 큰 벌 받아"
배우 김의성이 올 여름 극장가의 뜨거운 감자였던 '군함도'(감독 류승완) 논란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세미나 '한국영화, 어디로 가고 있는가-영비법 개정 이후를 경청하다'의 토론자로 참석한 김의성은 "'군함도' 사태를 보면서 그간의 한국 영화계의 문제들이 한번에 터진 게 아닌가 생각했다"면서 "지난 몇 년간 천만 관객을 목표로 한 100억대 대작이 여름 시장에 개봉해 1~2주 사이에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혈안이 됐다. 이런 것에 관객도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군함도'는 그 피로감이 폭발시킨 어떤 기폭제가 됐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의성은 "'군함도'는 자기 문제에 비해 너무 큰 벌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스크린이 2,000개면 안 되고 1,900개면 괜찮은건가. 그 이후에 개봉한 '택시운전사'도 엄청난 스크린을 차지해 스크린을 독점했다. 그런데 그때는 아무 말도 안하더라"면서 '군함도'을 향한 비난이 지나치게 가혹했다고 평가했다.

제작비 180억원을 투입한 대작 '군함도'는 지난 7월 개봉 당시 전국 2,000여개가 넘는 스크린을 차지해 독과점 논란을 촉발했다. 관객들은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계열사인 CGV를 등에 업고 전체 스크린의 30%이상을 '군함도'로 채웠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개봉 초반 스크린 독과점 비난 여론에 휩싸인 '군함도'는 전국 650만 관객들 동원하는데 그쳐 손익분기점 달성에 실패했다.  

김의성은 이날 영화계의 뿌리 깊은 병폐인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수직계열화가 특정 영화 독과점의 결정적 요인은 아니더라. 오히려 극장이 자기 이익을 자유롭게 극대화하려는 모습을 경계해야한다"면서 "극단적으로 극장이 효율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만을 생각하게 되면 산업의 균형있는 경쟁이나 발전에 악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고 문제제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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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영화가 개봉되면 최소한 평가 받을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하는데 그런 기회를 너무 빨리 박탈한다. 이 때문에 중간 규모의 영화가 가장 힘들다. 제작비 부담은 부담대로 느끼고, 홍보는 제대로 안되고, 개봉은 힘들고, 빨리 막을 내리게 된다"고 악순환을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된다는 가정, 즉 대기업이 영화 상영(극장)과 배급을 겸하지 않으면 벌어질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김의성은 "롯데나 씨제이가 극장을 선택하고 투자배급을 안할 경우 영화계에 큰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빈자리는 다른 회사들이 채울 것이다. 그간 쌓아온 투자배급의 노하우가 없어져 업계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회사가 가진 것은 아니지 않나. 조직원이 가진 거지. 그들이 다시 뭉쳐 다른 배급사를 만들고 자본을 투자받아 제작한다면 잠정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 투자배급사가 사라지는 것이 영화계 독과점이나 수직계열화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기하는 것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본인들은 건강한 눈으로 영화를 고르고 투자한다고는 생각하지만, 투자배급사의 눈이 너무 낡아있는건 아닌가 고민해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전했다.

김의성은 최근 몇년간 영화 '관상', '부산행', '더 킹' 등의 흥행작과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두루 출연하며 상업, 독립 영화를 오가는 고른 활약을 펼쳤다. 다양한 사이즈의 영화에 출연하고, 흥행과 흥행 실패를 경험한 배우로서 자신이 그간 생각해온 바를 조리있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SBS funE 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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