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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5년 만에 '100만 관중'…롯데, 결국 성적이 답이다

[취재파일] 5년 만에 '100만 관중'…롯데, 결국 성적이 답이다
롯데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에서 100만 관중을 달성했습니다. 흥행이 힘들다는 화요일에도 불구하고 1만 5,625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홈 최종전을 남겨둔 상황에서 100만 관중을 돌파했습니다. 롯데의 시즌 100만 관중은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이며, 구단 역대 9번째 기록입니다.

기자는 지난 2012~2014년까지 3년 동안 롯데 구단을 담당했습니다. 3년 동안 롯데의 마지막 영화와 추락을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2012년 당시 롯데는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났지만, 홍성흔을 비롯한 타선의 공격력이 상당했고, 양승호 감독이 구축한 이른바 '양떼 불펜'을 앞세워 가을야구에 성공했습니다. 그해 입장 관중은 136만 8,995명으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롯데의 마지막 100만 관중 시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듬해 롯데의 관중은 77만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전력 약화로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노 피어(No Fear)'로 대변됐던 롯데의 색깔이 사라진 시기도 이때부터입니다. 그런데 흥행 실패의 원인을 두고 당시 롯데는 '야구'가 아닌 '외부 요인'으로 원인을 돌렸습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부산 경기가 이전만 못 하다. 해운업이 기울어지면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성적 부진이 흥행 참패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014시즌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위권을 맴돌았고, 흥행 역시 실패했습니다.

롯데는 2015시즌을 앞두고 구단 수뇌부를 전격 교체했습니다. 홍보 전문가로 통하는 이창원 대표와 그룹 살림을 아우르던 이윤원 단장이 전격 취임했습니다. 구단은 내부적인 변화부터 시작했습니다. 직원 인사를 통해 프런트 내 불협화음을 없앴습니다. 이어 구단의 장기 비전을 세웠고, 마케팅은 '팬 중심'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 (사진=롯데 제공)
프런트 변혁과 더불어 롯데는 선수단 변화도 시작했습니다. 2016시즌을 앞두고 구단 코치 출신 조원우 감독을 전격 선임했고, 뒷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리그 최고 마무리 손승락을 FA(프리에이전트)로 영입했습니다. 육성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유망주 투수 박세웅과 박진형과 박시영 등 새 얼굴들이 활약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가 사상 최고액은 150억 원에 복귀하면서 전력 보강의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확실한 '흥행카드' 이대호가 복귀하자 롯데는 야심 차게 올해 관중 목표를 100만 명으로 잡았습니다.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기대도 당연히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롯데의 목표 달성은 힘들어 보였습니다. 투타 엇박자에 이대호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롯데는 전반기를 7위로 마감했습니다. 고비 때마다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가을야구에 실패했던 지난 4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롯데는 후반기 놀라운 반전을 보여줬습니다. 투타 균형이 좋아지면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고, 마무리 손승락은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갔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실패에 가까웠던 외국인 농사까지 풍작이었습니다. 레일리는 후반기 리그 최고 에이스로 군림했고, 돌아온 린드블럼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습니다. 시즌 초반 퇴출까지 거론됐던 외국인 타자 번즈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습니다. 그 결과 롯데는 두산에 이어 후반기 2위(37승 1무 18패)의 성적을 냈고, 순위는 3위까지 끌어올렸습니다.

7위에서 3위로 올라간 순위처럼 관중 숫자도 수직 상승했습니다. 전반기 1만 3,445명에 불과했던 평균 관중은 후반기 무려 1만 5,422명으로 약 2,000명이 늘었습니다. 9월 들어 지난해 관중 숫자(85만 2,639명)를 가뿐히 넘겼고, 마침내 지난 26일엔 목표한 100만 관중에 성공했습니다.

프런트의 변화와 선수단 전력 보강이 성적으로 이어졌고, '100만 관중'이라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2년 넘는 롯데의 변혁 과정을 돌아보면, 결국 흥행의 답은 성적이었습니다. 이제는 구단의 모든 이가 '성적만이 흥행의 유일한 답'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롯데는 다음 달 3일 열리는 홈 최종전에서 포스트시즌 출정식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만약 2만 6,600석이 매진된다면, 롯데의 올 시즌 최종 관중은 103만8492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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