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김기춘, 금주 항소심 공판준비…법정공방 2라운드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항소심 재판이 이번 주 준비 절차를 시작으로 2라운드 법정공방에 들어갑니다.

서울고법 형사 13부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을 엽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과 1심 선고 결과를 두고 특검과 삼성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쟁점 정리와 일정 논의 등을 위해 준비기일을 잡았습니다.

이 부회장 측은 1심 재판부가 뇌물수수 성립의 전제로 인정한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 작업은 존재하지 않았고 이에 따른 부정한 청탁 역시 없다고 항소이유서에서 밝혔습니다.

특검팀도 1심 재판부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 출연금 등 일부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과 법리를 오인한 것이며 형량도 범죄사실에 비해 가볍다며 항소심에서 적극적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입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항소심 첫 재판도 오는 26일 서울고법 형사3부 심리로 열립니다.

김 전 실장 측이 항소이유서를 특검법이 정한 기한을 넘겨 제출한 데 대해 재판부가 먼저 입장을 밝히고, 향후 재판 진행과 일정 조율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 전 실장 측은 공판준비기일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정책은 정부 정책의 일환이라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이뿐 아니라 김 전 실장이 고령인 데다 건강이 좋지 않은 만큼 1심의 형량은 너무 무겁다며 선처를 호소할 전망입니다.

이 부회장이나 김 전 실장의 본격 재판은 한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더 거친 뒤 내달 중순 이후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