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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리-외무장관, 브렉시트 노선 암투 중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진로를 둘러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의 암투가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현지시간) 존슨 장관의 측근의 말을 인용해 메이 총리가 포스트-브렉시트 모델로 '스위스 모델'을 택한다면 존슨 장관이 이번 주말 이전에 사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모델은 영국이 2019년 3월 유럽연합(EU)을 떠난 뒤 스위스 사례를 본받아 EU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을 확보한다는 시나리오다.

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3국과 더불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일원인 스위스는 EU와 양자 협정을 통해 EU 단일시장에 접근한다.

대신 EU 분담금을 낸다.

또 EU 법규를 적용해야 하는 일반적 의무는 없지만, 무역과 자유 이동에 관한 EU 일부 규제들을 이행할 의무를 진다.

즉, 영국이 EU 단일시장에 거의 완전한 접근을 조건으로 EU 측에 일정한 대가를 치르는 진로다.

앞서 존슨 장관은 18일자 텔레그래프에 장문의 기고를 내고 EU에 대한 과도한 이혼합의금 지급과 브렉시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장기간의 과도기간 설정에 반대한다고 주장해 정치권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소프트' 브렉시트 지지파인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은 영국이 EU를 탈퇴한 이후 새로운 영-EU 무역관계를 적용하기에 앞서 과도기간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메이 총리도 이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측은 과도기간에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있을 때와 사실상 마찬가지인 혜택을 얻으려 한다면 EU 법규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과도기간을 두는 것 자체에는 영국 내각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문제는 기간이다.

존슨 장관 등 '하드' 브렉시트파는 최대한 짧게 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소프트' 브렉시트파는 3년 정도를 거론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존슨 장관의 텔레그래프 기고에 대해 "정부는 앞자리에서 운전하고 있다. (내각) 우리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존슨 장관에 대한 불쾌감을 내비치면서도 내각 내 충돌을 일축했다.

이에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존슨 장관도 이날 현지에서 사퇴할 의사가 있다는 게 사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고 부인하며 사퇴설 확산을 막았다.

존슨 장관은 또 "브렉시트 이점을 활용하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우리는 협력하고 있다", "우리는 둥우리에서 노래하는 새들" 등이라고 말하면서 몸을 낮췄다.

메이 총리와 존슨 장관 사이의 브렉시트 노선 암투 보도는 오는 22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예정된 메이 총리의 연설을 앞두고 확산됐다.

메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영국과 EU 간 긴밀한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포스트-브렉시트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 총리는 지난 6월 열린 조기총선에서 의회 과반 의석을 잃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총리로서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편 이혼합의금을 비롯해 영국의 EU 탈퇴조건을 놓고 세 차례 진행된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협상은 양측의 커다란 견해차로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EU 측은 영국 정부에 더욱 분명한 제안들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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