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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인종청소' 성토만 하고 제재는 왜 안할까

미얀마에 우호적인 중·러, 안보리 제재 반대 가능성 커<br>中, 미얀마서 영향력 확대 경쟁…"로힝야족 사태는 내부 문제"

'로힝야족 인종청소' 성토만 하고 제재는 왜 안할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미얀마의 로힝야족 '인종청소'에 대한 국제사회의 성토에도 불구하고, 제재 요구 목소리가 거의 없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유엔 총회에 참석한 각국 외무장관과 로힝야족 사태를 논의하고, 성명을 통해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이번 사태를 중단하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존슨 장관의 성명에도 미얀마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수치 자문역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이번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회의를 소집해 만장일치로 채택한 미얀마 사태 규탄 공식 성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안보리는 9년 만에 미얀마에 대한 공식 성명을 채택, 폭력 사태를 중단하고 시민 보호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하도록 촉구했지만, 제재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NYT는 이러한 사실을 지적하며 안보리가 미얀마에 경제 제재를 가할 권한은 있지만, 미얀마 정부가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러시아,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제재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얀마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 정부는 수치 자문역과 그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지원하는 것이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AFP통신은 이집트가 안보리 성명에 로힝야족 난민이 방글라데시에서 미얀마로 돌아갈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을 명시하려 하자 중국이 이를 막았다고 전했다.

미국 민간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윈쑨은 "중국으로서는 기본적으로 이번 사태가 기회"라고 분석했다.

그는 "로힝야족 이슈는 중국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수치 자문역을 지지한다고 해서 잃을 게 없다고 본다"며 "대신 미얀마 정부와 더 가까워질 가능성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홍량(洪亮) 주미얀마 중국대사는 "라카인주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 그것은 (미얀마) 내부 문제"라고 말했다.

더구나 중국은 최근 유혈충돌이 발생한 라카인주 내 차유퓨항에서 원유 하역장을 운영하는 등 미얀마 내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는 중국이 이 일대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 또 다른 이유다.

인권단체 등 일각에서 미얀마에 대한 제재 요구가 제기되기는 하지만 사실상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면서, 미얀마로의 무기 수출에도 새롭게 제한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미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도 수치 자문역의 역할을 촉구하는 한편, 미국과 미얀마의 군사협력 중단을 거론하며 압박을 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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