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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2명 목숨 앗아간 석란정 내부서 페인트·시너통 발견


소방관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석란정' 건물 내부에서 페인트·시너 통 등 인화물질 보관 용기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는 강릉경찰서는 이 인화물질 보관 용기는 수십 년간 석란정을 창고로 사용한 관리인이 지난해 가져다 놓은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석란정 관리인이 건물 내부에 여러 가지 비품을 보관하는 등 창고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며 "보관 물품 중에는 페인트·시너 통 등 인화물질 보관 용기도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인화물질은 직접적인 화재원인이라기보다는 발화점에서 시작된 불길을 보다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일부 인화물질 보관 용기는 외관이 부풀어 오른 형태로 발견됐습니다.

이는 외부에서 열이 가해질 때 용기 내부의 액체 또는 기체가 팽창하면서 나타나는 이른바 '내압' 때문이라고 화재 감식 전문가들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인화물질 보관 용기 중 내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것은 외부에서 열이 가해지기 전 내용물이 비워졌을 가능성 즉, 누군가 뿌렸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석란정 관리인 78살 A씨는 "지난해 다른 건물 보수 작업을 하고 남은 페인트와 시너 통을 창고인 석란정에 넣어 보관하고 있었다"며 "평소에는 창고에 자물쇠를 걸어 넣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건물 외부에 펜스를 설치했지만, 공사장 쪽을 통해서라면 석란정 건물 마루까지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석란정 내부에는 전기설비가 있지만, 최소 6개월 전에 이미 차단됐으며, 석란정으로 연결된 전기선은 인근 전봇대에서 땅속으로 매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석란정에서 수거한 인화물질 보관 용기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또 석란정과 공사장 주변 인근 도로의 CCTV와 차량용 블랙박스 등을 수거해 분석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방화 또는 실화, 자연 발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사가 난 석란정에 최초로 불이 난 것은 그제 밤 9시 45분이며 이 불은 10여 분 만에 껐습니다.

그러나 어제(17일) 새벽 3시 51분쯤 다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며,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직 소방관 2명은 정자 건물 바닥에서 연기가 나자 정자 안으로 들어가 도구 등으로 잔불 정리작업을 벌이다 참변을 당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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