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유로화 싸게 판다" 속여 19억 '꿀꺽'…국제사기단 적발

내년부터 발행이 중단되는 500유로, 우리돈으로 67만5천 원 지폐를 싸게 살 수 있다며 피해자를 이탈리아까지 데려가 수십억 원을 챙긴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월 불법 외환거래 업자인 4살 오 모 씨, 30살 김 모 씨는 유럽중앙은행이 내년부터 500유로권을 발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한몫' 챙기기로 공모했습니다.

오 씨 등은 중·고교 동창인 30살 이 모 씨를 범행에 끌어들여 이 씨가 과거 일하던 음식점 주인 45살 장 모 씨와 그의 사촌 형을 소개받았습니다.

이들은 음식점 여러 곳을 운영하는 자산가인 장 씨 형제에게 "내년부터 500유로 지폐 발행이 중단되고 사용할 수도 없어 급매하려는 사람들이 유럽에 있다"고 꼬드겼습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의 보석 세공사들로부터 유로당 1천300 원인 현재 환율보다 싼 유로당 1천 원에 500유로 지폐를 사들일 수도 있다"면서 거래를 제안했습니다.

장 씨 형제가 의심하는 눈치를 보이자 이들은 6월 19일 동생 장 씨를 이탈리아 밀라노로 데려갔습니다.

이들은 현지 호텔에서 장 씨가 보는 앞에서 자신들이 준비한 돈 2만 유로를 보석 세공사로 위장한 이탈리아인 3명에게 보증금 조로 건넸습니다.

이탈리아인 3명은 오 씨 등과 미리 범행을 공모한 사이였습니다.

1주일간 고민한 끝에 거래를 승낙한 장 씨는 호텔 방에서 오 씨 일당과 이탈리아 사기범들에게서 500유로 지폐로 190만 유로를 받았습니다.

장 씨가 위폐 감별 스캐너로 지폐를 샅샅이 훑어보는 사이 이탈리아 사기범들은 돈다발을 가방에 넣어주는 척하면서 위조지폐로 바꿔치기했습니다.

장 씨는 한국에 있는 사촌 형 장 씨에게 "유로 지폐가 맞다"고 알렸고, 사촌 형 장 씨는 오 씨가 돈을 주라고 일러둔 네덜란드인 27살 A씨에게 현금 19억 원을 넘겨줬습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오 씨 일당에게 돈을 전달하려고 기다리던 세르비아인 41살 B씨를 명동의 한 호텔에서 검거했고, B 씨가 갖고 있던 9억6천만 원을 압수해 장 씨 형제에게 돌려줬습니다.

경찰은 이어 귀국한 오 씨 일당을 붙잡아 사기 혐의로 오 씨와 김 씨를 구속하고 이 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아울러 출국한 네덜란드인 A 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이탈리아인 3명에 대해선 현지 경찰에 공조수사를 각각 요청하고 사라진 9억4천만 원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