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나쁜 사람' 찍어 좌천시킨 노태강과 법정서 만난다

최순실 씨의 얘기를 전해 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찍혀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이번 주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대면합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는 모레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속행공판을 열고 노 차관을 증인으로 부릅니다.

노 차관은 문체부 체육국장이던 2013년 7월 최 씨의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다가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같은 해 8월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노태강 국장이 참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 인사조치 하라'고 지시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노 차관에게 좌천 경위와 당시 문체부에 내려온 대통령의 승마지원 관련 지시사항에 관해 캐물을 전망입니다.

실제 노 차관은 지난 4월 최 씨의 다른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의 좌천과 관련해 "공무원이 국가에 아주 극심한 손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신분이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한 바 있습니다.

또 "당시 정책 담당자들의 의문이 축구, 야구, 배구 등도 있는데 왜 대통령이 유독 승마만 챙기느냐는 것이었다"면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승마에 대한 지나친 관심 때문에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는 최 씨 딸 정유라 씨가 승마 선수로 활동하면서 각종 대회에 참가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내일에는 삼성으로부터 승마지원을 받는 데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전무가 증인으로 나옵니다.

검찰은 삼성의 승마지원이 이뤄진 배경과 지원 과정에서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의 친분을 이용했는지,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의 지원에 관여한 정황이 있는지를 캐물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14일과 15일에는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 심리가 이어집니다.

한편 형사합의 33부는 내일 국정농단을 묵인한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재판을 열고 증인신문을 진행합니다.

'삼성합병 압력'. '정유라 학사비리' 등 국정농단 사건의 항소심 재판도 바쁘게 돌아갑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는 모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되도록 부당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항소심 재판을 엽니다.

형사3부는 14일 정 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관리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는 최경희 전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의 2심을 이어갑니다.

모레에는 이인성·류철균 교수의 항소심 첫 재판도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