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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살리자…밤마다 펼쳐지는 '맹꽁이 이주 대작전'

<앵커>

한강대교 아래 있는 곳이 노들섬입니다. 정확히 1백 년 전에 한강대교를 지으면서 긴 다리를 지탱하기 위해 만든 인공 섬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에서 밤마다 맹꽁이 이주 대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벌써 넉 달째 1천5백 마리가 넘는 맹꽁이를 옮기고 있는 건데, 여기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 이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짙게 깔린 노들섬. 여러 명이 줄지어 조심스럽게 뭔가를 찾습니다.

땅속에 파묻어 놓은 작은 통 1천 개를 하나하나 열어 뒤집니다. 통 안에서 꿈틀거리는 작은 생명체, 바로 맹꽁이입니다.

[이유영/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팀장 : 땅속에 은둔하면서 살고 야행성이기 때문에 낮에는 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저희가 야간에 나와야 맹꽁이를 확인할 수 있고.]

하룻밤 1천 통을 일일이 뒤져 찾아낸 맹꽁이가 20여 마리. 맹꽁이들을 조심스럽게 모아 노들섬 반대편 동쪽으로 옮깁니다.

밤마다 맹꽁이 이주 대작전이 펼쳐진 지도 벌써 넉 달째. 사연은 이렇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노들섬 서쪽에 복합문화공간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집단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급히 공사를 중단하고 환경단체, 전문가들과 대책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이 맹꽁이들을 서식환경이 비슷한 노들섬 동쪽으로 옮기기로 하면서 이주 대작전이 시작된 겁니다.

[김종범/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박사 : 맹꽁이를 잡아다가 이쪽(동쪽)으로 옮겨줬더니 번식을 하는 장면이 확인됐습니다. 번식 울음도 울고, 알을 낳은 것도 있고, 포접하고 있는 것도 봤고…]

넉 달간 이렇게 옮긴 맹꽁이가 1천5백 마리. 전문가들은 다음 달 초면 이주 작전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심 속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이곳 노들섬은 맹꽁이들의 이주 작업이 완료되는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을 시도합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김대철·이찬수,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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