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농촌 마을에 쓰레기 1천여 톤이 쌓인 채 수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악취는 물론, 침출수로 인한 식수원 오염이 우려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강 건너 불구경입니다.
최돈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원주의 한 마을.
마을 한가운데 나무 숲 사이에 거대한 쓰레기 산이 눈에 띕니다.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등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창고 안도 녹슨 음료수 캔에 스펀지와 포장지 같은 쓰레기로 가득합니다. 방치된 폐기물 양은 1천 톤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폐기물에서는 악취가 나고, 비가 오면 유독 성분이 주변 하천과 농경지로 흘러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영희/주민 : 바람 불고 그러면 쓰레기가 논밭으로 날아다니고 취에다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피해가 많습니다.]
발암 물질로 알려진 유리 섬유도 잔뜩 쌓여 있어 추가 피해도 우려됩니다.
더 큰 문제는 마을 식수원인 지하수로 쓰레기 침출수가 스며들면서 환경에 미치게 될 영향입니다.
[김영규/강원환경감시단 : 장기 방치됐을 때는 침출수가 나옵니다. 침출수가 나오면 토양오염, 수질오염이 되고 이 동네는 지하수를 먹기 때문에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폐기물을 고형 연료로 만들던 업체가 운영을 중단하면서 수년 째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원주시는 실태를 알면서도, 해당 업체가 아직 폐업 전이라 치울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4년 전에 폐기물 처리 명령을 지키지 않았다며 해당 업체를 검찰에 고발한 이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느슨한 관리 감독 속에 농촌 마을에 방치되는 폐기물이 주민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