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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피투성이 되는 동안 어른들이 놓친 골든타임

여중생 피투성이 되는 동안 어른들이 놓친 골든타임
부산의 한 여중생이 또래들의 보복 폭행으로 피투성이가 된 사건은 어른들이 피해 예방을 위한 골든타임을 수차례 놓쳤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폭행 피해자인 A(14) 양은 지난 6월 29일 부산 사하구의 한 공원과 노래방에서 B(14), C(14)양 등 5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2주간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1차 폭행입니다.

A 양은 다음날 학교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A 양은 이때부터 1주일간 입원했지만 경찰은 조사를 미뤘습니다.

이후 A 양이 가출하거나 학교에도 제대로 못 간 상황 때문에 경찰이 뒤늦게 7차례나 A 양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보복 폭행이 이뤄진 지난 1일까지 아무런 조사를 못 했습니다.

B, C양은 각각 올해 4월과 5월부터 절도와 폭행 혐의로 보호관찰을 받고 있어 경찰이 신속하게 조사해 법무부 부산보호관찰소에 통보했다면 소년원 위탁 등으로 격리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못 해 가해자 조사로 넘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차 폭행 후 A 양을 상담한 부산시교육청 위(Wee·학생 상담기관) 센터와 1차 폭행 가해자를 징계(사회봉사)하기 위해 지난 7월 17일 공동 학교폭력위원회를 연 4개 학교도 보호관찰소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학교폭력 위에는 학교폭력전담경찰관(SPO)도 참여해 B, C양을 선도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A 양을 조사하려던 부산 사상경찰서 해당 부서는 보복 폭행이 일어날 때까지 이 같은 일을 전혀 몰랐습니다.

교육 당국과 법무부, 경찰 사이에 그리고 경찰 내부적으로 협업 시스템이 사실상 전무했다는 뜻입니다.

법무부는 "보호관찰소는 관련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이후에나 대상자 정보를 통보받는다"고 밝혔습니다.

B, C양이 또래 2명과 함께 보복 폭행으로 A 양을 피투성이로 만든 지난 1일에도 어른들은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이날 B, C양 등은 부산 사상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 있는 A 양을 5분 거리에 있는 범행 장소로 끌고 갔습니다.

당시 A 양이 대로변에서 300m가량 머리채를 잡히거나 공공연하게 폭행당하며 끌려갔고 주변에 어른들이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사람도, 경찰에 신고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A 양은 결국 1시간 30분 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유리병, 공사 자재 등으로 집단 폭행을 당해 피투성이가 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까지 공개돼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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