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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현직 판사 "재판이 곧 정치" 발언에 판사들 '갑론을박'

[뉴스pick] 현직 판사 "재판이 곧 정치" 발언에 판사들 '갑론을박'
한 판사가 '재판이 곧 정치'라는 내용의 글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오현석 인천지방법원 판사는 지난달 30일 오전 법원 내부망인 인트라넷 게시판에 '재판과 정치, 법관 독립'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오 판사는 "요즘 재판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며 글을 시작했습니다.

오 판사는 "군사정권 시절 판사들이 법률 기능공으로서 역할을 축소시켜놓고 근근이 살아남으려 했다"며 "(당시 판사들은) 정치색이 없는 법관 동일체라는 환상적 목표에 안주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적었습니다.

오 판사는 또 "재판이 곧 정치라고 말해도 좋은 측면이 있다"며 "개개의 판사들 저마다 정치적 성향들이 있다는 진실을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 판사는 "남의 해석일뿐인 대법원의 해석 등을 추종하거나 복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도 적었습니다.

오 판사의 글이 알려지면서 판사들 가운데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설민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개인의 정치적 표현은 보장되어야 하지만 법관은 그런 논의도 삼갈 필요가 있다"는 반박 글을 올렸습니다.

한 부장판사는 "대법 판결까지 무시하자는 식의 주장은 사법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반면 "꼼꼼히 읽어보면 오 판사의 말은 당파적 정치색을 갖자는 것보다는 각자의 세계관에 따른 법률해석을 존중하자는 이야기"라며 "과격한 표현이 논란을 부르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을 표한 판사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법관들 사이에서는 개인의 의견을 공공연하게 표현하는 행동이 지양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과거 자신의 정치색을 드러낸 일부 판사들은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2011년 11월 최은배 전 부장판사는 SNS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뼛속까지 친미"라는 발언을 적었다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같은 해 12월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판사 재직시절 SNS에 '가카새끼 짬뽕'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패러디물을 게재해 법원장 서면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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