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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대사관에 막힌 덕수궁 돌담길, 60년 만에 열려

영국대사관에 막힌 덕수궁 돌담길, 60년 만에 열려
▲ 영국대사관 탓에 끊겨 있던 덕수궁 돌담길

주한 영국대사관이 자리해 60년간 끊겼던 덕수궁 돌담길 170m 중 100m 구간이 시민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시는 영국대사관 후문부터 대사관 직원 숙소 앞까지 이어지는 100m 구간을 보행 길로 개방한다고 밝혔습니다.

폭이 좁은 이 길은 과거 고종과 순종이 제례 의식을 행할 때 주로 이용했습니다.

덕수궁에서 선왕의 어진을 모신 선원전(경기여고 터)으로 들어가거나 러시아공사관, 경희궁으로 갈 때 거치는 길목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영국대사관이 1959년 서울시 소유의 땅을 점유해 철대문을 설치하면서 시민들이 드나들 수 없게 됐습니다.

새로 개방한 돌담길은 구세군 서울제일교회 옆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100m 구간은 서울시 소유라 개방하게 됐지만 나머지 70m(대사관 정문∼직원 숙소)는 1883년 4월 영국이 매입한 땅이라 개방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이에 따라 아직은 경복궁처럼 돌담을 따라 덕수궁 둘레 1.1km를 한 바퀴 돌 수는 없습니다.

하종현 서울시 도로계획과장은 "영국대사관과 끊겨 있는 70m 구간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개방에 앞서 서울시는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보행로를 정비하고 덕수궁 담장을 보수했습니다.

이 길은 대한문에서 정동으로 이어지는 서소문 돌담길보다 담장이 나직나직하고 곡선이 많습니다.

담장 너머로는 영국식 붉은 벽돌 건물이 보여 전통과 서구 건축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덕수궁에는 개방된 돌담길과 바로 이어지는 후문이 새로 생겼습니다.

담장을 은은하게 밝히는 가로등도 설치돼 야간에도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문화재청에서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고종의 길(덕수궁길∼정동공원)'이 연내 완성되면 덕수궁에서 돌담길을 거쳐 정동길까지 쭉 걸어갈 수 있게 됩니다.

박원순 시장은 "60년간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단절의 공간으로 남아 있던 덕수궁 돌담길을 서울시와 영국대사관의 협력 끝에 드디어 시민 품으로 돌려주게 됐다"며 "덕수궁 돌담길이 온전히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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