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사일 방어망 한계론 급부상…'요격능력 강화론' 탄력

북한이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일본내에서 기존 미사일방어(MD)망 한계론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의 MD 시스템은 2단계로 돼 있습니다.

1단계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한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SM-3)이 최고고도 500㎞의 대기권 밖에서 1차 요격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방위성 등 주요 시설에 설치된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이 지상 10㎞ 이상의 상공에서 2단계로 요격하게 됩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29일 발사한 미사일은 홋카이도 상공에서 최고 고도 550㎞로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최고 고도 500㎞인 SM-3로는 요격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탄도미사일이 일본 영역에 낙하하는 등 위협이 되지 않아 요격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을 했지만 실제로는 요격 능력이 없었던 것입니다.

또 일본은 2차 요격을 위해 전국에 34기의 PAC3를 배치했지만 이번에는 무용지물에 불과했습니다.

PAC3는 미사일이 낙하하는 단계에서 고도 10~20㎞에 도달했을 때 격추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PAC3는 공격을 당했을 때 피해가 큰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배치돼 있어서 일본 전체를 놓고 볼 때 미사일 공격에 노출된 '구멍'이 상당히 많습니다.

최근엔 북한이 미국 괌 주변 해상에 탄도미사일 발사 경고를 하면서 일본 정부는 이 미사일의 궤도 하에 있는 시코쿠·주고쿠 지역으로 PAC3를 일부 이전 배치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괌이 아닌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하는 궤도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일본이 미국 대신 예상치 못한 '기습'을 당한 셈입니다.

물론 홋카이도 주변에는 지토세 시와 아오모리 현 쓰가루 시 샤리키에 PAC3가 배치돼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의 미사일이 홋카이도 지역을 향해 날아와도 사거리가 반경 수십㎞에 불과한 이들 2기로는 전역을 방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일본 방위성은 SM-3의 사거리를 늘린 'SM3블록2A'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고고도 1천㎞ 이상에서도 요격이 가능합니다.

고도를 기준으로 현재의 SM3의 2배 수준이어서 그만큼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요격미사일과 고성능레이더를 지상에 배치하는 방식의 '이지스 어쇼어'도 도입하기로 했지만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여당에서는 현재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예정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비를 올 추경예산에 편성하는 등 MD망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