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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바캉스철 끝나자 '심기일전'…정국돌파 의지 드러내

취임 석 달 만에 지지율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여름 휴가철이 끝나자마자 노동개혁 등 본격적인 국정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마크롱은 28일(현지시간) "비관주의에 빠지지 말자"면서 각료들에게 심기일전을 당부한 데 이어 독일·스페인·이탈리아와 아프리카 정상들을 초청해 서유럽의 아프리카 난민과 불법체류자 문제의 해법을 집중 논의했다.

그는 앞서 지중해 연안의 마르세유의 정부 별장에서 조용히 휴가를 보낸 데 이어 곧바로 동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노르망디의 사저에서 지난 주말을 보냈다.

장관들이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이날 오전에는 오랜만에 국무회의를 소집하고 "휴가를 통해 다시 일할 에너지를 듬뿍 재충전하고 돌아오셨기를 바란다"면서 "일부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지만, 우리는 비관주의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취임 석 달 만에 국정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며 새 정부가 최대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심기일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마크롱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여론조사기관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취임 첫 달 60% 후반대에서 이달 30%대 후반으로 매월 10%포인트가량씩 급락하며 거의 '반토막'이 났다.

역대 대통령들의 같은 시기 지지율 중에서도 최저 수준이다.

마크롱은 5월 대선에서 큰 표 차로 승리한 뒤 총선에서도 과반의 압승을 거두는 등 "프랑스 정치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권위적 리더십' 논란과 국방예산 삭감을 둘러싼 합참의장과의 갈등, 노동개혁 추진과 대테러법안 정비 과정에서 '일방통행식'으로 국정운영을 한다는 비판에 휩싸여 지지율이 급락했다.

마크롱은 특히 국정 제1과제로 추진 중인 노동법 개정을 앞두고 내각의 분위기를 다잡아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노동계를 상대로 막판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오는 31일 노동법 개정안의 최종판을 발표한 뒤, 9월 말까지 노동법 개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노동총동맹(CGDT) 등 주요 노동단체들은 해고와 채용을 쉽게 하는 방향의 노동 유연화 방안을 담은 정부 방침에 반발해 내달 12일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노동문제를 둘러싸고 한바탕 정국의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이어 오후에는 자신의 강점으로 꼽히는 정상외교를 홈그라운드에서 펼치며 정국 돌파구를 모색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이탈리아의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 등 프랑스를 빼고는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빅 3' 국가 정상들과 아프리카의 리비아, 니제르, 차드 정상이 엘리제 궁을 찾아 마크롱과 정상회담을 했다.

유럽과 아프리카 정상들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서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와 아프리카 사헬 지대의 테러집단 격퇴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유럽 국가들은 경제·국방협력 강화 방안도 협의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 궁의 '퍼스트 도그'(First Dog) 입양 사실도 공개했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온 래브라도와 그리폰 종의 혼혈인 만 한살 반의 이 개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공상과학 소설가 쥘 베른의 '해저 2만리'의 주인공 이름을 따 '네모'로 명명됐다.

네모는 이날 주인인 마크롱 대통령을 따라 엘리제 궁 앞마당에 나와 정상회담을 위해 방문한 외국 정상들을 함께 맞으며 '데뷔전'을 치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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