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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73일만의 국경대치 해소…중국 '명분', 인도 '실리' 얻어

중국과 인도가 지난 73일 동안 이어진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에서의 군사 대치를 28일 끝내기로 합의하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양국은 그동안 일부 당국자가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극한 대립 양상을 보였지만, 다음달 3∼5일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 개막을 6일 앞두고 극적으로 군사 대치 종료를 발표했다.

양국이 구체적 협상 내용과 합의에 이르게 된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가운데 중국 측은 인도가 먼저 철군함으로써 "중국이 승리했다"는 '명분'을 얻었고 인도는 대치 사태의 발단이 된 중국군의 이 지역 도로 건설을 사실상 저지함으로써 애초 국경 대치로 이루고자 했던 '실리'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 30분(중국시간)에 인도 측이 월경 인원과 장비를 모두 인도 측으로 철수했고 중국 현장 인원들이 이를 확인했다"면서 "중국 측의 변방 부대는 계속해서 둥랑 지역에서 순찰하고 주둔할 것"이라고 말해 중국 측이 요구했던 인도군의 선철수가 관철됐음을 시사했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군은 국가의 주권과 안전, 개발 이익을 보호할 의지와 역량이 있다"면서 "인도 측이 이번 일로 교훈을 얻고 역사적으로 형성된 국경과 국제법 원칙을 존중하기 바란다"고 성명을 냈다.

그러나 중국 측은 둥랑 지역 도로건설 중단 여부에 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인도 외교부는 애초 성명에서 "인도와 중국이 최근 외교적 대화를 통해 도클람에서 대치하던 병력을 신속하게 철수하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철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혀 분쟁 종결 자체를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군도 함께 철수를 진행하기로 했는지 등을 놓고 문의가 계속되자 인도 외교부는 추가 성명에서 "인도와 중국 모두 국경 병력의 신속한 철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NDTV는 또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측 불도저가 대치 지역에서 옮겨졌다면서 중국이 이 지역에 도로건설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 인디아의 드루바 자이샨카르 외교정책 연구원은 "(중국군의) 도로가 건설될지 여부가 궁극적 문제였는데 앞으로 건설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인도가 '버티기'를 통해 이 부분에서 중국의 양보를 얻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양국 군사 대치 해소로 브릭스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보다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인도-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도카라에서는 지난 6월 16일 중국군의 도로건설에 따른 갈등이 불거져, 인도군과 중국군의 대치가 두 달 넘게 이어져 왔다.

인도와 부탄은 중국 측이 도로를 건설하려는 지역이 부탄 영토라고 주장했고, 인도가 부탄과의 우호조약을 근거로 군 병력을 파견하면서 인도와 중국군의 무장 대치가 시작했다.

지난 15일에는 또 다른 양국 접경지인 라다크의 판공(班公) 호수 인근에서 중국군이 실질통제선을 넘으려다 인도군과 충돌, 양측이 돌을 던지면서 싸우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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