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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알' 도준우PD "특정인 범인으로 확신한 것 아냐…제보 꼭 필요해"

[인터뷰] '그알' 도준우PD "특정인 범인으로 확신한 것 아냐…제보 꼭 필요해"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12년 전, 故이혜령 씨를 살해한 범인을 추적했다. 서울 성북구의 한 미입주 아파트 화장실에서 발생한 장기미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서 바닥에 떨어진 애스워스 브랜드 단추 등 증거와 목격자들의 진술을 하나씩 검증했다.

28일 ‘그것이 알고싶다’ 故이혜령 씨의 살인사건을 추적, 보도한 도준우PD는 SBS funE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특정 인물을 범인으로 확신했다기 보다 여러명의 용의자들을 다시 사건의 처음부터 검토해봤다.”면서 “지금까지 한 어떤 사건보다도 힘들고 어려운 취재였다.”고 설명했다.

Q. 고인에 대한 평가로 ‘그것이 알고싶다’가 시작됐다.

“주변분들 만났을 때 공통점으로 고인에 대해서 입을 모아서 ‘마음씨가 좋았고 좋은 사람이었다.’고 했다. 취재하면서도 이례적일 만큼 주변 사람들이 한 뜻으로 고인을 좋은 사람으로 평가해 더 안타까웠다.”

Q. 사건 발생 장소에 남겨진 애쉬워스 단추에 대한 제보는 좀 받았는지.

“12년 전 발생한 사건이고, 정말 가까웠던 사람이 아니면 기억하기 워낙 어려운 부분이었다. 혹시 범인의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이 해주길 바랐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제보는 들어오지 않았다.”

Q. 현장을 그대로 복원한 세트가 인상적이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안방의 좁은 화장실에서 범행이 일어났는데, 전단지가 붙여진 현관부터 포장지가 깔린 거실까지 전체적으로 사건을 재검토해볼 부분이 있어서 아파트 현장을 복원했다.”

Q. 고인과 가깝게 지냈던 교수가 출연해 ‘유서’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타살 되었는데 유서라는 게 존재했다는 게 이상한 부분이었다.

“경찰의 수사 기록에 ‘유서’가 제출되었다는 부분이 확인됐다. 하지만 제작진은 정확히 유서를 실물로 보진 못했다. 유서의 내용을 직접 확인해 신빙성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했으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Q. ‘그것이 알고 싶다’만의 프로파일링 접근은 어땠나.

“용의선상에 올랐던 인물들의 자세한 인터뷰 이후 여러 프로 파일러들과 인터뷰에 대한 프로파일링적 접근을 했다. 프로파일러들도 많이 어려워 했다.  특정인을 범인으로 확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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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밖에도 주변인들의 진술에서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더러 있었다.

“제작진도 그런 의문을 가진 건 사실이다. 고인이 문자를 안 받는다고 교수가 전 남자친구와 남편에게 연락을 취했는지는 끝까지 이해가 안됐다. 하지만 진술밖에 없는 상황에서 확실한 범행 동기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프로 파일러들도 그것만으로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세간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처럼 40대 교수가 저지른 현장이라고 하기에는 프로파일러적 의문점이 남았다. 이 때문에 저희는 그렇다, 아니다 확신을 못하고 의문을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Q. DNA라는 명확한 물증에 대한 의문도 드러냈다.

“경찰은 사체에서 나온 DNA이기 때문에 성범죄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DNA가 가장 확실한 증거이긴 하지만 DNA의 오류, 오염, 조작 부분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했다. 이 사건에서 고인은 사망 전 술을 먹었고 특별한 연고가 없는 곳에 갔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일 가능성이 높았다. 미입주 아파트는 공사를 하면 여러 사람들이 오가고 침을 뱉거나 땀도 흐릴 수도 있어서 오염의 가능성을 빼놓을 수가 없었다. 또 원피스도 찢어가고 지문, 족적도 다 숨긴 범인이 그런 증거를 남기고 간 것도 아이러니 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DNA 부분을 보류해놓고 다른 부분들을 봐야 한다고 한 가능성을 제기했던 것이었다.”

Q. 12년 동안 미제로 남아있는 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그날의 행적이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지역이고, 사망 전 고인이 술을 마신 것까지 확인이 됐기 때문에 그 근처에서 술을 마셨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목격자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사건 당시에 고인의 사체의 일부에서 DNA가 발견되자, 경찰의 초동수사가 조금 소홀해졌던 것 같다. 부검 감정까지 한 달이 걸리니 고인이 마지막으로 들렀던 술집 탐문 수사가 뒤늦었던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이 사건을 풀기 위해서는 고인의 마지막 행적에 대한 의문이 반드시 풀려야 한다.”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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