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체연료 ICBM 10년 내 불가"…38노스 '노출정보' 진단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개발하는 데까지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그제(25일) 관측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 IISS의 미사일방어 분야 선임연구원인 마이클 엘레먼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난 23일 국방과학원 화학재료 연구소 시찰 사진을 분석한 뒤, 이런 전망을 내놨습니다.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사진에서 잠수함탄도미사일, SLBM 북극성-3형,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으로 추정되는 화성13형의 개념도와 관련 부품들을 노출한 바 있습니다.

엘레먼 연구원은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 기술을 향상하는 데 필요한 기계이자 시험한 적이 없는 두 미사일에 디자인 도해라고 노출된 정보를 해설했습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곁에 있는 구릿빛 큰 통이 고체 추진제를 담도록 설계된 향상된 가벼운 케이싱, 즉 싸개라고 분석했습니다.

케이싱의 지름은 1.4∼1.5ｍ로, 잠수함에서 쏘는 북극성-1형, 육지에서 발사하는 북극성-2형 등 기존 고체연료 미사일의 부품과 일치한다고 봤습니다.

같은 사진에서 창문 너머로 보이는 장비는 원통에 선을 감는 방식으로 케이싱을 만드는 '필라멘트-와인딩 기계'라고 분석했습니다.

엘레먼은 이 기계가 합성재 로켓 모터 케이싱을 만드는 데 쓰이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름 1.5ｍ가 넘는 케이싱을 이 기계로 만들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며 ICBM 제작을 위해서는 그보다 큰 기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이 등장하는 다른 사진에 나타난 북극성-3형의 개념도에서도 모터 케이싱이 분석됐습니다.

모터 케이싱은 고체연료 로켓 모터의 한 부품으로 미사일의 뼈대이자 연료를 담는 통이며 작동될 때는 연소실 역할을 합니다.

전통적으로 모터 케이싱은 알루미늄 합금, 마레이징 강철, 티타늄 등 금속으로 만들었지만, 미사일 성능 최적화를 위해 합성재질이 선호되고 있습니다.

합성재 모터 케이싱은 알라미드나 탄소 섬유를 내열성과 접착성이 강한 에폭시레진 속에서 함께 묶는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엘레먼은 금속 대신 가벼운 합성재로 된 모터 케이싱으로 북극성-3형을 만들면 미사일이 멀리 날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공정과정을 숙달하고 케이싱을 만드는 필라멘트, 레진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며 공정의 질을 엄격하게 지킨다면 북극성-3형이 2천㎞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공정을 숙달하는 데 몇 년이 걸리지만 현재 북극성-1형, 2형의 도달거리가 1,200㎞ 정도라는 점을 보면 연장되는 사거리가 수백㎞에 불과하다는 설명도 뒤따랐습니다.

엘레먼은 북한이 필라멘트-와인딩 기계를 획득하면 고체연료를 활용한 ICBM을 제작한다는 장기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고, 목표달성 속도는 매우 큰 고체연료 모터를 안정적이고 일관적으로 만드는 능력에 달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엘레먼은 현재까지 북한의 큰 고체연료 모터는 북극성 발사 때 1단계에 선보인 6∼7t급이지만 ICBM의 1단계 모터는 20t 정도는 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과거 사례들로 볼 때 6t짜리 모터를 20t까지 늘리는 데는 7∼10년간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고체 추진제에 대한 북한의 상대적 경험부족을 고려할 때 고체연료 ICBM을 10년 안에 배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엘레먼은 반대편 벽에서 노출된 화성-13형의 개념도도 북한이 합성재의 사용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는 일부 분석가들이 고체연료 설계라고 추정하지만 그림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성-13형은 2012년 전시될 때와 뒤에 퍼레이드에 등장했을 때도 액체연료로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엘레먼은 고열에서 녹는 탄소 합성재는 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혹독한 상황에서 탄두를 보호하는 데 적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