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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의 논픽션] "볼 건 '남한산성'뿐?"…추석 극장, 토종 콘텐츠 빈곤

[김지혜의 논픽션] "볼 건 '남한산성'뿐?"…추석 극장, 토종 콘텐츠 빈곤
"올 추석 극장가, 볼 영화가 없다?"

극장가 대목으로 꼽혔던 추석의 의미가 올해는 퇴색될 조짐을 보인다. 국내 4대 투자배급사 대부분 추석 시즌에 신작을 내놓지 않고 건너뛴다.

올 추석 연휴는 단군 이래 최장 기간. 직장인에겐 이틀만 연차를 쓰면 11일 연이어 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박 흥행을 기대해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휴를 건너뛰는 각사의 속사정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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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산성' 빼고 빈칸?…무주공산 가능성↑

올 추석 최고 기대작은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하는 '남한산성'이다. 김훈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에서 벌어진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작비 150억 원이 투입됐으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충무로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여기에 '도가니'(총 466만 명), '수상한 그녀'(총 865만 명) 로 연타석 흥행을 일궈낸 황동혁 감독이 연출했다. 

내부적으로는 9월 27일 개봉을 확정한 상황이다. 이날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주의 수요일인 데다가 관람료가 50%인하되는 '문화의 날'이다. 개봉 첫 주 제대로 터져만 준다면 10일간 이어지는 연휴 동안 500만 명은 가뿐히 모을 수 있다. 

CJ와 함께 양강으로 분류되는 쇼박스는 추석 연휴에 신작을 내지 않는다. 추석보다 한참 앞선 오는 9월 7일 '살인자의 기억법'을 개봉한다. 내심 이 영화의 흥행이 연휴까지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천만 영화급의 대형 흥행이 아니고서야 개봉 영화가 4주간 장기 상영되는 일은 흔치 않다. 사실상 추석 연휴는 건너뛰겠다는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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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역시 추석 연휴를 겨냥한 신작이 없다. 지난 17일 개봉한 여름 영화 '장산범'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고전 중이지만 추석 역시 그냥 흘려버린다. 개봉 대기 중인 '아리동'(가제)은 추석을 넘기고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나문희, 이제훈 주연의 '아이캔스피크'를 9월 중순이나 말경 개봉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롯데가 투자한 작품은 아니고 배급만 맡았다. 

각 배급사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반기 기대작 '남한산성'은 손쉽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소재, 캐스팅, 규모의 화제성이 큰데다 경쟁작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 대작 피한다? 연휴 메리트가 없다! 

일찌감치 추석 개봉을 고지한 '남한산성'을 피해 몸을 움츠린 것일까? 최근 3년간 '관상','사도', '밀정'으로 이어진 '추석=시대극' 필패 공식을 이을 기대작으로 꼽힌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CJ를 제외한 각사들은 비슷한 이유로 추석 연휴를 건너뛴다. 

쇼박스 관계자는 SBS funE에 "요즘엔 연휴가 길다고 해서 꼭 흥행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객이 늘면서 박스 자체가 여름 시장만큼 크지가 않다. 또한, 연휴가 길면 관객이 극장에 나오는 날도 분산된다. 우리의 경우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개봉 초반 페이스를 끌어올리는게 중요한데 연휴가 길면 그게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

쇼박스는 연간 투자·배급작이 5~6편 정도로 CJ의 절반 수준이지만 쉴 땐 쉬고 밀어붙일 땐 밀어붙이는 전략으로 매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무엇보다 이번 여름 시장에서 '택시운전사'로 유일하게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힘을 비축해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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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NEW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흥행이 보장된 강력한 콘텐츠가 아니고서는 명절 개봉이 큰 메리트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배급 전략을 여름과 겨울 시장에 맞춘 만큼 추석 연휴는 배급 대행작이나 직배 영화를 배급하며 전열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오는 12월 롯데는 1,2편 통틀어 제작비 400억에 이르는 대작 '신과 함께'를, NEW는 남북 소재 대작 '강철비'를 내놓을 예정이다.

결국 올 추석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 대표 선수는 '남한산성'이 될 전망이다. '남한산성'과 붙을 가장 강력한 경쟁작은 할리우드 영화 '킹스맨:골든서클'이다. 이 작품 역시 9월 27일 개봉이 예정돼 있어 10일간 이어지는 연휴 기간 내내 1,2위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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