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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달걀 이어 생리대까지 '늑장'…식약처 '사면초가'

살충제 달걀 이어 생리대까지 '늑장'…식약처 '사면초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살충제 달걀 파문에 이어 유해물질 생리대 논란에도 재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장인 류영진 처장은 잇단 발언실수로 여야는 물론 청와대로부터까지 경고를 받는 바람에 부처 안팎에서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입니다.

식약처가 이대로 국민보건의 첨병으로서 명예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생리대 논란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생활환경연구실 김만구 교수 연구팀이 국내 생리대 10종에서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물질 22종을 검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식약처는 이달 중순까지 이 문제에 대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8월에는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깨끗한나라가 제조한 '릴리안' 생리대에 대한 불안감이 급격히 퍼졌습니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릴리안이 2015년부터 올해까지 3차례 품질검사를 통과한 제품이라는 점만 강조할 뿐이었습니다.

또 생리대 전수조사 등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지만 '문제가 지적된 생리대에 대해서는 해마다 검사가 이뤄진다'며 발을 빼려고 했습니다.

식약처는 결국 계속되는 논란에 언론이 관심을 보이자 23일에서야 릴리안에 대한 추가 검사를 결정했습니다.

24일에는 깨끗한나라 뿐만 아니라 유한킴벌리, 엘지유니참, 한국피앤지, 웰크론헬스케어 등 생리대 제조사도 방문해 현장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이들 5개 업체는 국내 유통 생리대 물량의 90%를 생산하는데 사실상 생리대에 대한 전면적 점검에 착수한 것입니다.

더욱이 이번 점검에서 논란의 핵심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함유 여부까지는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론의 실망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식약처는 인체 부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추정되는 생리대 속 휘발성유기화합물의 함유량과 유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법을 만들고 있으나 그 결과는 내년에야 나옵니다.

식약처는 앞서 살충제 달걀 문제 대응에서도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지난 10일 취임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산 달걀에서는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된 바 없다"고 강조하면서 소비자를 안심시켰지만, 닷새 만에 국내산에서 살충제가 검출됐습니다.

생활필수품에 대한 식약처의 섣부른 판단도 문제였지만, 이후 류 처장이 국회에서 업무 파악이 제대로 않은 모습을 연거푸 보이자 위기 대응 능력을 믿지 못하겠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야당에서는 "류 처장이 국민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며 연일 사퇴 압력을 가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이낙연 국무총리의 질타가 이어지고 23일에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나서 '염려의 뜻'을 전했습니다.

리더십이 흔들린 류 처장이 지금 식약처의 위기상황을 이겨낼지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식약처의 고위관계자는 최근의 분위기와 관련해 "우리를 향한 국민의 눈총과 불만을 잘 알고 있다. 당면한 과제를 잘 마무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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