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포기 불가·한미훈련 중단" 北 외교관 동시다발 선전전

대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북미관계와 한반도의 상대적 긴장완화 속에 북한 외교관들이 선전전에 동시다발적으로 열을 올렸습니다.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불가 방침과 한미합동훈련 중단 촉구 등을 되풀이하며 이해 당사국이나 국제사회를 향해 자국 입장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 박명호 공사는 오늘(2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일부 외신을 초청한 자리에서 을지프리덤가디언 UFG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해 "미국은 즉시 도발 행위를 중단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공사는 "누구도 훈련에 동원된 병력이 실제 전투 전력이 되지 않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한반도 평화를 깨뜨리는 주범"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미국에 옳은 선택을 하지 않으면 불가피한 보복과 징벌이 따를 거라고 북한이 이미 경고했었다고 엄포도 놓았습니다.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는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실험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국제회의에서 되풀이했습니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의 주용철 참사관은 유엔 군축회의에서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대륙 간 로켓을 개발하는 것은 미국의 핵위협에 맞서 자기방어를 위한 적법하고, 합법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제네바 주재 미국대표부의 로버트 우드 군축담당 대사가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맞서 미국과 우방을 보호하는 것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라고 밝힌 직후 나왔습니다.

주 참사관은 "미국의 적대 정책과 핵위협이 아무런 제지 없이 지속하는 한 북한은 자위적 핵 억지력을 협상 테이블에 결코 놓거나, 핵 무장력 강화를 위한 길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거"라고 말해, 미국의 전향적 변화없이 핵 포기를 위한 협상에는 응할 뜻이 없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러시아에서도 별도의 도발적 발언까지 섞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발언과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란 선전전이 이어졌습니다.

진정협 주러 북한 대사 대리는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 영토인 괌을 타격할 준비를 모두 마쳤으며, 미국이 도발하는 즉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 대사 대리는 "모든 것은 미국이 분별 있게 행동하는지 아닌지에 달렸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다시 한 번 전 세계가 보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모욕을 당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노골적인 도발과 일방적인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지 아닐지가 결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 대사 대리는 "우리는 이미 몇 해 전 미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핵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는데, 미국은 더 대규모의 군사훈련으로 응답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도발 정책과 핵위협을 중단할 때까지 미사일이나 핵무기 그 어떤 것도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