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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맹국 지위·관료 제재 언급하며 연일 파키스탄 압박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 파키스탄의 협력을 얻어내기 위해 연일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파키스탄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은 데 이어 외교라인에서는 파키스탄의 '주요 비(非)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는 경고장까지 날렸다.

AFP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다음날인 22일(현지시간)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는 파키스탄이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는데 협력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파키스탄에 대한 지원과 관계를 조정할 수 있다"며 파키스탄이 극단주의자들에게 계속 은신처를 제공할 경우 주요 비 나토 동맹국으로서 누려온 특권적 지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협력하지 않는다면 주요 비 나토 동맹국으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현재 주요 비 나토 동맹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16개국 중 하나이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에게는 원조와 군사적 지원의 규모라는 지렛대가 있다"며 "원조라는 관점에서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올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범들이 사는 곳 그 어디든 공격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은신처를 제공하는 이들에게 개입해 그러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뿐 아니라 파키스탄도 이 분쟁에 종지부를 찍는다면 얻을 게 더 많다"고 강조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테러 그룹과 연계된 파키스탄 관료들을 상대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파키스탄을 탈레반 반군 등의 '피난처'로 지목하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을 축출,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압박하지 않는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맹비난한 바 있다.

틸러슨 장관의 이번 기자간담회는 그 구체적 전략과 함께 파키스탄이 이에 보조를 맞추지 않을 경우 파키스탄에 어떤 일이 닥칠지를 설명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관가와 파키스탄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미국 당국의 접근이 16년간 이어져 온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파키스탄이 중국과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키스탄 관료들은 군사적 방식은 해법이 되지 않으며 추가 파병이 아니라 탈레반과의 평화적 대화가 요구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파키스탄 의회의 무샤히드 후사인 상원 방위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아프가니스탄 정책이 야기할 불안정성은 불 보듯 뻔하다. 그 정책은 효력이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시도됐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주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대사를 지낸 루스탐 샤 모만드는 "파키스탄은 미국에 '우리를 너무 압박하지 말라'고 말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협력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AP통신도 파키스탄을 고립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오히려 파키스탄과 러시아, 중국, 이란 등과의 관계 강화로 이어지며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보도했다.

윌슨센터의 마이클 쿠겔만 아시아 프로그램 부책임자는 "미국의 지렛대 전략은 심히 과장돼 있다"며 "어떤 극약처방을 하더라도 파키스탄을 움직일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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