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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이스키아섬 지진으로 2명 사망…꼬마 삼형제 극적 구조

이탈리아 남부 휴양지인 이스키아 섬에서 현지시간으로 어젯(21일)밤 9시쯤 규모 4.0의 지진이 일어나 건물 여러 채가 무너지며 현재까지 2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습니다.

지난해 8월24일 아마트리체 등 이탈리아 중부 산간 지대를 뒤흔들며 약 300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진 1주년을 사흘 앞두고 또 지진 사태가 일어난 겁니다.

이 가운데 생후 7개월, 7살, 11살의 삼형제가 지진 발생 7∼16시간 만에 무너진 주택의 잔해에서 차례로 구조되는 기적이 일어나 재난 현장에서 박수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이탈리아지진화산연구소(INGV)는 당초 이번 지진의 규모를 3.6으로 발표했다가 상향했습니다.

유럽지진센터와 미국지질연구소는 지진의 규모를 4.3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표에서 5㎞ 아래 해저 화산을 진앙으로 하는 이번 지진은 이스키아섬 북부의 고지대 카사미촐라 북쪽을 강타해 카사미촐라에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이탈리아 TV들은 교회를 포함한 건물들이 무너진 화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건물 붕괴로 이재민도 약 2천600명 발생했다고 현지 당국은 밝혔습니다.

사망자는 모두 여성으로 1명은 교회에서 떨어진 석조에 맞아 목숨을 잃었고, 다른 1명은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깔려 숨졌습니다.

부상자 일부는 헬리콥터 편으로 나폴리로 이송됐고,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야외로 옮겨진 병원에서 간단한 처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조 당국은 잔해에 갇혀 있는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밤새 필사의 구조 작업 벌였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지진 직후에 주민 10명을 잔해에서 구조했고, 22일 새벽 4시경에는 무너진 주택 더미에서 7개월 남아 파스콸레를 극적으로 구해냈습니다.

소방관이 잔해 더미 틈에서 조심스레 아기를 꺼내는 순간 구조 관계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쁨의 탄성을 터뜨렸습니다.

7시간 만에 빛을 본 아기는 힘없이 울었지만 특별히 큰 부상없이 엄마 품에 안겼습니다.

구조대는 이어 잔해 더미 아래에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이 아기의 7세, 11세 형을 빼내기 위해 맨손과 삽을 동원해 필사적으로 잔해를 치웠고, 아기를 구한 지 약 7시간 만인 오늘 오전 11시쯤 7세 마티아스를 잔해에서 끄집어냈습니다.

마티아스는 산소 마스크를 쓴 채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습니다.

구조대는 마지막으로 이들의 큰형 치로를 구하기 위해 추가 붕괴 위험 속에 조심스럽게 잔해를 제거했고, 마티아스를 구한 지 2시간 지난 지진 발생 16시간 만에 치로까지 구조를 완료했습니다.

네 번째 아기를 임신 중인 이들의 엄마는 지진 직후 창문을 통해 탈출, 소방 당국에 가족들의 매몰 사실을 알렸고, 이 여성의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는 막내 아들이 구조되기 전에 먼저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헬리콥터와 여객선을 동원해 본토에서 이스키아 섬에 구조대를 추가로 배치하고 있습니다.

휴가 인파가 몰리는 성수기를 맞아 지진 당시 섬에서 휴가를 즐기던 관광객들과 주민들은 배 편으로 섬을 속속 떠나고 있습니다.

약 1천 명이 새벽에 긴급 편성된 여객선을 타고 육지로 나갔고 배를 타지 못한 나머지 관광객들은 여진을 우려해 건물 밖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습니다.

현재까지 여진은 14차례 이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나폴리 남서부에서 55km 떨어진 이스키아 섬은 나폴리까지 배로 1시간이면 닫는 거리입니다.

인구 약 6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풍광이 아름답고, 유명한 온천이 자리해 해마다 여름이면 인근의 카프리 섬과 함께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수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스키아 섬에 휴가차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산섬인 이스키아섬에서는 지난 1883년에도 규모 5.8의 지진이 강타해 2천여 명이 숨지는 등 잦은 지진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건축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의 규모가 4.0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건물이 무너져 내린 것은 이 지역에 낡은 가옥이 많은데다 상당수 건물이 법적으로 규정된 내진 설계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탓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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