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타이완 남쪽 향하는 13호 태풍 '하토'…효자태풍 될까?

공항진 기상전문기자 zero@sbs.co.kr

작성 2017.08.21 12:59 수정 2017.08.21 16:0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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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8월 장마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매일 먹구름이 지나면서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되풀이하고 있고, 이 때문에 매년 이맘때쯤, 볼 수 있던 청명한 하늘도 좀처럼 보기가 힘드니 말입니다.
 
서울의 경우 8월 들어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은 단 6일로 21일 가운데 15일이나 강수량이 기록됐습니다. 특히 지난 13일부터는 9일 연속으로 비가 내려 강수량이 기록됐는데요, 이건 뭐 7월 장마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잦은 비입니다.

비가 종일 이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번 쏟아지면 무섭게 퍼붓는 장대비에 적지 않은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일요일인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서울의 도봉구에는 180mm가까운 물폭탄이 떨어졌고, 포천과 의정부 등 경기북부에도 15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기도 했는데요, 한강 물이 빠르게 불면서 잠수교 인도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는 이번 주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무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북쪽 상공에서 영하 10도 안팎의 찬 공기가 계속 한반도로 영향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죠.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먹구름이 자주 생기고 곳곳에 요란한 비나 소나기가 지나는 날씨 패턴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궂은 날씨는 일단 목요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요일 이후에도 비가 내릴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확률은 낮습니다.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방과는 달리 남해안은 올 한해 강수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특히 여름철에 쏟아져야 할 장대비가 잘 내리지 않아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전남과 경남의 올 강수량은 500mm 안팎에 머물면서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난 73년 이후 45년 동안 가장 비가 적게 내린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큰 남해안에 백기사가 등장했습니다. 13호 태풍 ‘하토’가 주인공입니다.
 
올 들어 13번째 태풍인 태풍 ‘하토(HATO’는 일요일인 어제(20일) 오후에 발생했습니다. 중심기압이 994헥토파스칼로 약한 소형태풍인데요,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21m(시속 76km)로 힘이 강한 편이 아니지만 내일은 중급 강도로 힘이 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토’라는 이름은 일본에서 붙인 이름으로 별자리인 비둘기자리를 의미합니다.
 13호 태풍 '하토' 예상진로13호 태풍 ‘하토’는 속도가 조금씩 빨라져 내일 오전 타이완 남쪽 해상을 지나 모레쯤 홍콩 동쪽 해안으로 상륙한 뒤 목요일쯤 중국 내륙에서 소멸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예상 진로를 따를 경우 우리나라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나겠죠.
 
직접 영향이 없는 태풍 ‘하토’에 기대를 갖는 이유는 태풍이 남해안과 제주도에 많은 수증기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비가 조용하게 내리는 것 보다는 국지적으로 강하게 내릴 것으로 보여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100mm 안팎의 비가 이어질 경우 해갈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올해는 아직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태풍 소식이 없습니다. 해괴한 진로를 걸었던 5호 태풍 ‘노루’가 한때 위협을 가했지만 일본으로 치우쳐 지났죠, 그 이후에는 우리나라 부근에서 발생한 태풍 소식이 매우 뜸합니다.
 
하지만, 10월 태풍이 남부를 강타했던 지난해처럼 올해도 10월 초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8월의 비도 다음 주에는 그치고 날씨가 점차 정상을 되찾겠지만, 태풍 영향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목이 마른 남해안에서는 효자태풍을 기대하겠지만 태풍이 피해를 주지 않고 지나는 일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