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송희영 전 주필, '현안' 고민 듣더니 박수환 추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의 항소심 재판에서 "그룹 내 현안을 상의하던 중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게서 박씨를 추천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대우조선 대표의 연임 로비 등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박씨의 항소심 재판은 다음 달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박 회장은 오늘(18일) 서울고법 형사6부 심리로 열린 박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검찰이 2009년 4월 당시 조선일보 논설실장이었던 송 전 주필을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묻자, 박 회장은 "구체적인 기억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어떻게 하면 산업은행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대화가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당시 금호그룹은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 양해각서(MOU)를 맺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박 회장은 해결 방안을 송 전 주필과 논의했고, 이 과정에서 누군가를 추천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회장은 "당시 추천받은 사람이 누군지 기억하지 못했으나 나중에 계약을 맺을 때 박수환 씨라는 얘길 들었다"며 "전 전략경영본부 사장이 뉴스컴과의 홍보 계약을 추진했고 내가 승인했다"고 했습니다.

박 회장은 다만 박씨가 재무회계 개선약정 MOU 체결을 미루기 위해 노력했는지, 민유성 당시 산업은행장에게 로비했는지 등은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실제 로비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봅니다.

또 검찰은 "지난해 8월께 송 전 주필이 오 전 사장에게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나에 대해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보고를 받은 것이 사실인가"라고 물었고, 박 회장은 "확실하지 않지만 그런 뉘앙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늘로 증인 신문을 마치고 다음 달 22일 결심 공판을 열기로 했습니다.

박씨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연임할 수 있도록 로비해 주겠다'며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측으로부터 거액을 챙긴 혐의, 금호그룹에서 홍보대행비·자문료 명목으로 1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박씨는 대우조선에 유리한 칼럼과 사설을 써 주는 대가로 송 전 주필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